[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읽고..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님의 에세이집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도서관에서 제목에 끌려 우연히 발견한 책으로 '우연히'라는 방법으로도 이렇게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이 '천문학자'라는 최종 목표에 이르게 된 계기가 '어릴 때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있어..'와 같은 위인 클리셰가 아닌 '어떻게 하다 보니 이쪽으로 오게 되었다.' 같은 평범한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이 책 곳곳에 그러한 면이 여기저기 묻어 있어 더 친근감을 가지고 이 책을 볼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뼛속까지 문과인 사학과 출신이라 천문학과 관련된 '과학 개념'이 등장하면 자동으로 책장을 훌훌 넘기게 될까 봐 걱정했지만, 이 책에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라는 제목과 같이 과학 개념보다 과학자가 되는 과정에서 생긴 작가님의 애환과 고민, 성장과정 등이 가감없이 담겨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특히 재미있던 부분은 대학교 시간강사 시절 학점과 관련해 학생들과 주고받은 메일들을 공개한 부분으로 대학생활에서 이런 교수분이 계셨다면 대학생활이 더 애틋하고 따뜻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표지 띠지]
개인적으로 빌려본건 도서관본이라 노란색 바탕의 표지(낮의 모습 형상화)만 볼 수 있었지만 원래 모습은 검은색의 하늘에 별이 있는 모습의 표지입니다. 이 표지와 노란 표지를 왔다갔다 하면 별을 배경으로 낮과 밤이 오가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별 밑에는 지구로 보이는 곳에 책상이 있어 천문학자의 공간임을 암시하는 것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과는 동떨어져있지만 밤낮으로 별과 함께 하는 천문학자라는 정체성과 딱 들어맞는 표지라는 생각입니다.
띠지를 찾아보니 본문에서 작가님도 우려한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라는 엄청난 상징문구가 적혀있습니다. 거기에 김상욱 박사님과 영화 평론가 김혜리 기자가 추천했다는 내용까지.. 본문에 있는 작가님의 말대로 네이처에 작가님의 논문이 실리기라도 했다면 어떤 더 대단한 수식어가 책에 붙었을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천문학자'에 방점이 찍히지 않고 천문학자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사람'에 방점을 찍은 에세이라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뼛속까지 문과인 제가 생소한 완전 정반대의 분야에 있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어 친근함이 느껴졌던거 같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러한 최종 목표가 '어쩌다 보니'라는 정신으로 인해 결정되었다는 사실에서 친근함이 느껴졌던거 같습니다. (방향성만 그렇게 되었을 뿐 박사가 되기까지의 노력은 남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버전의 시즌2 에세이를 꼭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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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재미있게 보고 작가님이 하시는 유튜브 천문학 강의를 보았는데 역시나 너무 어려워 벽이 느껴진...
과학은 정녕 뼛속까지 문과생들이 넘지 못할 벽인 것인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