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쓰 Jan 03. 2022

[1-4] 서늘한 재수강의 기운

[과학사] 수업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도 교수님은 특유의 청량한 목소리로 강의를 해주셨다. 중간에 레포트 과제도 있어 제출하고 OHP 프로젝터를 활용한 수업을 그 뒤로도 여러 번 진행해 주셨다.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교수님의 강의는 매년 비슷하게 진행되고, 그래서 레포트와 시험도 비슷한 주제와 문제들로 진행되기 때문에 취업 준비 때문에 시간이 없는 고학년들이 주로 학점 보충을 위해 이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 이 수업에 유난히 선배들이 많았던 느낌이다. 


당시에는 그런지도 모르고 중간고사를 허망하게 망친 채 시간은 기말고사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가온 기말고사. 기말고사도 중간고사와 같은 형태로 진행되었다. 책에서 시험에 나올 부분을 몇 곳 알려준 뒤 그중에서 2~3문제를 꼽아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형태였다. 한번 해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실패하지 말자고 다짐한 채 시험에 임했고, 기말고사 시험은 나름 준비한걸 다 채웠다는 느낌으로 시험지를 제출했다.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왔는데 다른 대부분의 시험에서 온전히 시간을 다 소비하고 나오는 성향이라 다시 생각해보면 준비한 대로 잘 썼다는 자신감이 있었던거 같다.


그렇게 기말고사는 끝나고 수업은 자연스레 종강이 되었다. 그리고 찾아온 성적 공개 시간. 중간고사는 망쳤지만 나름 기말고사는 잘 봤다고 생각했기에, 내심 어느 정도의 점수가 나올지 기대되었다. 성적 공개시간은 서서히 다가왔고 새로고침을 해보고 바로 점수를 조회해보았더니...



???


기말고사로 인한 자신감이 충만했었는지 점수가 C+까지 내려갈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재수강 사정권인 학점을 보고 멘탈에 금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점수를 본 당시의 느낌은 정말..) 당시 다른 수업들보다 그래도 어느정도 애착을 가지고 수업을 들었기에 충격이 더 크게 느껴졌던거 같다. 그러나 그와 함께 중간고사 때의 실패가 생각났고 고스란히 그 학점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술과 함께) 하지만 그와 함께 같은 패턴이라면 한번 더 하면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기 시작했다. 서늘하게 느껴진 재수강의 기운은 '패자부활전'을 하는 새로운 희망의 느낌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렇게 1년 뒤 같은 교수님의 같은 과목 이름의 수업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희망으로 다가오는 단어 재수강


[다음 편에 이어서...]







작가의 이전글 [1-3] 토마스 쿤과 중간고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