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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쓰 Jan 29. 2022

[3-4] 우리 히어로즈

[야구]수업


이 수업에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프로야구 관람이라는 레포트 과제가 하나 있었다. 야구장에는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풀러 자주 가는 편이었는데 이게 과제라니 생소함과 함께 즐거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당시 수업에 같이 듣던 형과 함께 야구장을 가기로 했다. 수업을 듣던 이때가 2008년으로 야구사(?)로 따지면 우리 히어로즈라는 신생팀이 목동을 홈구장으로 창단을 했던 때다. 우리 히어로즈는 현재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전신격이라 할 수 있는데 이 히어로즈 팀은 전에 있던 현대 유니콘스, 그전에는 태평양, 청보, 삼미의 선수단을 승계한 팀이었다. (진정한 인천팀 승계 팀은 히어로즈가 아니라 SK(SSG)라는 주제로 토론하면 이것 또한 불꽃이 튀는 주제가 된다. 히어로즈는 선수단을 승계한걸로..) 어릴 때부터 현대를 응원을 했지만 이 당시 현대는 팀에 투자를 하지 않는 상태였고, 서울에 연고지를 두는 무리수를 두다 수원으로 연고지가 밀려난 상황이라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야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 형이 목동에 신생팀이 생겼는데 과제도 할 겸 여기로 가보자고 제안을 하셨고 그래서 생소한 목동경기장에 가게 되었다.



이때가 프로야구 암흑기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에서 하루에 1,000명도 못 모으던 시절이라 창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목동야구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히어로즈 팀이 LG, 삼성, SK 같은 대기업팀이 아니어서 강력한 홍보를 하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경기장에 갔었던 이 날이 아마 개막 후 3일이 지난날이었는데 사람이 진짜 양 팀 관중 다 합쳐 500명도 안된거 같았다. 나중에 인기 마스코트가 되는 턱돌이가 성형(?)을 하지 않은 날카로운 턱을 한 채 돌아다니면서 창단 가이드북과 자잘한 기념품을 나눠졌던게 창단 이벤트의 전부였다. (이날 받은 가이드북을 꽤나 보관했던거 같은데 찾아보니 없는..) 그리고 어설픈 기억이라 가물가물한데 먹거리를 파는 매장도 단 한 곳뿐이었다. 아직 매점들을 계약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그랬던거 같은데 그래서 당시에는 허가를 해준 그 한 곳 매장이 구단주 친인척이 아닌가 하는 루머가 돌 정도였다. 그 정도로 참 환경이 열악했다.



Feel 받아 야구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면 우리 히어로즈는 당시 약팀으로 분류돼서 본의 아니게 리빌딩의 단계를 밞고 있는 팀이었다. 당시 창단 사령탑으로 임명된 이광환 감독은 '리빌딩'을 천명하며 지금은 스타가 된 강정호 선수와 황재균 선수를 내야의 붙박이로 내세우며 키우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이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포지션과는 달리 강정호 선수가 3루, 황재균 선수가 유격수였는데 이는 황재균 선수가 07년 후반기에 살짝 터지며 유격수 자리를 꿰찬 상태였고 강정호 선수는 밀려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히어로즈의 미래로 불리던 그들...


다시 야구 수업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날 야구 경기는 히어로즈 팀이 어이없이 참패를 당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같이 갔던 형과 맥주를 연달아 마셨는데 나중에는 경기를 보면서 한탄만 했던게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 형은 목동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로컬팀인 히어로즈를 응원했다는) 레포트에 써야 할 내용들을 생각했지만 이내 잊고 야구 경기에 몰입했던거 같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던게 레포트가 별게 아니었고 야구를 현장에서 본 느낌, 등을 적는 거의 형식적인 과제여서 머릿속에 있는 내용으로도 써도 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이 과제 덕분에 현재도 응원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의 창단 개막전 시리즈에 갈 수 있었고 그래서 그때의 기억이 남아 지금까지 끈을 못 놓고 이 팀을 응원하고 있는거 같다. 얼마 전에도 프랜차이즈 스타 박병호를 가볍게 놓치며 향후 이정후는 잡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행보를 보여주었지만 그래도 끈을 놓지 못하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그걸 바탕으로 돈이 아닌 우승을 쫓는 운영을 해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져본다.


 

지금은 다시 프로의 세계에서 볼 수 없는 목동야구장의 모습



P.S

야구 이야기만 주르륵해보니 이것 또한 시간이 순삭 되네.

나중에 야구사(?)를 잡고 한번 적어보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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