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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쓰 Jan 22. 2022

[3-3] 시험은 역시 긴장이 따른다.

[야구]수업


그렇게 매주 재미있게 수업을 하던 차에 어느덧 다가온 중간고사. 중간고사는 사전에 공지를 한대로 땅볼을 받은 뒤 1루 송구를 하는 내용이었다. 남자는 유격수 자리에서 1루 송구, 여자는 2루수 자리에서 1루 송구였다. 시험에서 체크를 한다는 내용을 아래에 정리해보면..



- 땅볼을 자연스럽게 캐치해서 1루에 송구하라

- 1루수가 받을 수 있게 정확히 송구하라

- 도전 기회는 두번



대략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정도의 규칙이었다. TV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땅볼 캐치하는걸 보면 이게 뭐 어려운 건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경기장에 글러브를 들고 서서 해보면 진짜 보기보다 쉽지 않은 테스트임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펑고를 친 공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를뿐더러 유격수 자리에서 1루까지 정확하게 송구하는 일도 간단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눈으로만 보던 내야펑고가 시험으로 찾아왔다.



사전에 미리 알려준 터라 주말에 나갔던 사회인야구에서 미리 연습까지 한 뒤 중간고사를 맞이했다. 사전에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고 시험이 진행되는 야구장에 들어서니 나름 기대도 되었다. 시험을 보는 야구장에는 펑고를 쳐주시는 교수님 뿐만 아니라 학생들 뒤에서 폼을 보는 조교 분과 1루 캐치를 해주는 조교분이 나오셨고 폼을 보는 조교분께서는 무언가를 적는 노트까지 가지고 나오셨다. 그런 모습을 보니 이제야 서서히 긴장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대략 시험을 보는 20명 중 중간정도의 순번이었던거 같다. 포수를 자청했다는 무언의 어드벤티지도 있고 연습도 여러번 했는데 막상 줄을 서며 기다리니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앞선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긴장감은 점점 증폭되었다. 그렇게 내 순서가 찾아왔고 첫 번째는 한번에 받지 못하고 험블한 다음에 1루에 악송구. 1루에 정확히 송구하는 일이 그렇게 힘든건지 그때 알게 되었다. 그 후 두 번째 시도. 이번에는 한번에 잡아서 송구는 했지만 투 바운드를 튀어서 옆으로 벗어나는 송구였다. 무척이나 아쉬운 결과였다. (세세한 내용들이 왜 다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나서 다른 학생들이 하는걸 보니 러닝 슬로우를 하는 친구도 있고 유난히 잘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걸 보니 아쉬운 감정이 물밀듯이 찾아오는거 같았다.



재미와 함께 A+를 향해 순항하던 수업에 위기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때 처음 한거 같다. 1학점 수업이긴 하지만 A+은 맡아놓았다고 생각했던 수업은 이 수업이 처음이었는데 A+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중간고사를 보고 생겼던거 같다. 아무튼 그렇게 중간고사는 마무리되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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