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키타리안국
앞선 글들에서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한번 살펴보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코카서스 3국 중 하나남은 아르메니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아르메니아는 지리적으로 조지아보다도 아래쪽에 있어 아시아 쪽 성향이 강할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종교상의 이유도 있고(아르메니아 정교) 나라의 분위기를 보아 통상적으로 이곳을 유럽 동쪽 끝이라고 보고 있는 분위기다. 얼핏 사진으로 도시 분위기를 봐도 유럽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터키도 유럽 쪽 반도 내에 있는 이스탄불 지역만 유럽으로 인정하는 게 통설이긴한데 기준이 그냥 케바케다.) 우리나라에서 '음키타리안 국'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유명 축구 선수 음키타리안의 모국으로 알려져 있는 아르메니아. 이쪽에는 어떠한 문화가 있을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 음키타리안국
지역: 코카서스 지역 내 내륙국가
영문 이름: Armenia
면적: 297만 4,000㏊ (세계 140위)
인구: 296만 3,243명 (세계 136위)
언어: 아르메니아어
종교: 아르메니아 정교
통화: 아르메니아 드람
아르메니아 국기는 빨강, 파랑, 노랑 3색의 깔끔한 모양이다. 위에 있는 빨간색은 군인이 아르메니아를 위해 흘린 피, 중간 파란색은 하늘, 아래 노란색은 비옥한 토지를 상징한다고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르메니아를 지도에서 보면 여러 주변국들에 둘러싸인 내륙국가인걸 알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바다를 끼지 않은 내륙 국가들을 보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볼리비아의 사례가 너무 강력해서 그런가?) 그리고 주변에 만만치 않은 나라들만 있다. 최고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아제르바이잔은 물론이고, 친구 같지만 친구 같지 않은 조지아, 앙숙 터키, 시아파의 대부인 이란까지 외교라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피곤함이 엄습해오는 주변 구성이다.
[예레반]
아르메니아의 수도는 예레반이라고 하는 곳이다. (역시 처음 들어보는 도시) 아르메니아를 기준으로 서쪽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 위 사진 배경에서 보이는 아라라트산과 매우 가깝게 있다. 도시의 배경으로 자연스러울 만큼 아라라트산은 아르메니아 사람도 민족의 산이라 여기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아르메니아의 입장에선 애석하게 이 산은 현재 터키의 영토 내에 있다. 우리로 따지면 백두산의 100%가 중국 영토에 있는 격.
기독교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가 표류하다가 도착한 곳이 이곳이라는 설도 있다던데.. 아르메니아 입장에서 보면 참 아쉬울 따름이다. 당시 소련이 자국이 점령하고 있던 아르메니아 내에 있는 독자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성지인 아라라트 산을 터키에 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터키와 소련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이 곳이 아르메니아 영토로 유지되었으리라는 의견도 있을 정도니 약소국의 비애를 다시 느낄 뿐이다.
아르메니아 수도인 예레반 내에는 어떤 볼거리가 있을까 한번 찾아보니 '아르메니아 어머니'상이 눈에 들어왔다. 이 동상은 스탈린 동상이 있던 자리에 스탈린 동상을 철거하고 세웠다고 하는데 터키의 침공에 대비하는 결연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아르메니아 내에서 터키,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적개심은 계속 있어 그래서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와의 친목관계를 놓지 못하는거 같은 생각도 들었다.
[세반 호수]
아르메니아 서쪽을 대표하는 지형이 아라라트산이라면 동쪽을 대표하는 자연 지형으로 세반호수가 있다. 지도를 통해 보면 호수의 크기가 상당히 큰 걸 알 수 있는데 예전 소련 시절 러시아가 물이 부족해 이곳에서 물을 뽑아 써서 현재 물이 많이 없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 만약 아르메니아를 간다면 이 곳에 가서 넋 놓고 호수를 바라보며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세반 호수를 소개한 영상을 한번 아래에 링크해보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swpq9JFC4w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오스만 제국 내에서 아르메니아인을 대상으로 자행된 일련의 집단학살사건을 말한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학살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치적인 이유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사건이기도 하다. 희생자 수는 주장하는 측마다 다르긴 한데 100만에서 1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아르메니아하면 또 떠오르는게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이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크게 두 번 일어난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인데 최초의 집단 학살이라고도 보는 견해도 있는 만큼 '인간의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터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오스만 제국이 주도해서 많은 나라들이 터키를 깔 때 이 사건을 언급한다고.. 반면 터키는 이 학살에서 희생자 수는 과장된 면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죄가 크지 않음을 주장한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에는 이 사건이 더 묻혀 언급조차 잘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당시 나름 강성했던 터키의 국력과 힘이 부족했던 아르메니아라는 상황 때문이었다. 전반적으로 이제 세계가 이 사건을 "학살"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아직도 각 국가의 입장과 이득 관계에 의해 이 사건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터키와 친한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이스라엘과 같은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이 사건을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고 이와 연관 지어 이스라엘과 친한 미국도 살짝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지형적 요충지인 터키를 버릴 수 없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이 반영) 그리고 앞의 아제르바이잔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극단적으로 이 사건을 넘어 아르메니아라는 나라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파키스탄도 있다.
반대로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국가들은 역으로 이에 대해 분노하고 오스만제국(터키)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이란인데 이란 내에는 아르메니아 학살 추모비가 따로 존재할 정도다. 그리고 러시아도 미국과 반대 성향으로 가야하는 상황이기에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드세다고 하고.. 암튼 국가의 힘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따라 역사적 사건의 해석도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격이 참 중요하다 사실을 이 사건은 상기시킨다.
코로나 19 사태로 외교부 공식사이트에서도 이전까지의 안전 상황이 어떠했는지 잘 검색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아르메니아 치안은 좋은 거 같다. 밤늦게 돌아다녀도 문제가 없는 분위기고, 인종차별도 거의 없는 거 같다. 다만 아제르바이잔과의 접경구역은 언제나 위험할 수 있으니 혹시나 그쪽 부근에 갈 경우 조금 조심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맨 위에서 언급하긴 했지만 아르메니아하면 현재 AS로마에서 뛰고 있는 헨리크 음키타리안이 상징적인 존재다. 음키타리안은 예전 클롭이 도르트문트에 있던 시절부터 눈에 띄어 맨유로 스카우트된 뒤, 후에 루즈-루즈 트레이드로 회자되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트레이드로 아스널에 간 뒤 현재는 AS로마에서 뛰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창의적인 센스가 돋보이는 선수로 기억하는데 당시 생소한 국적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음키타리안(Henrikh Mkhitaryan)처럼 아르메니아에는 ~안(~yan)으로 끝나는 성이 많다고 한다. 찾아보니 ~안은 '~의 자식'이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 성에 ~son으로 끝나는 성들과 개념과 비슷한 거 같다. ~안으로 끝나는 성을 보면 아르메니아계라고 생각해도 된다 할 정도. NBA 스타들과도 결혼을 했던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 이란의 아르메니아계 축구선수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Andranik Teymourian), 록 밴드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여러 ~안자로 끝나는 멤버들도 아르메니아인이거나 아르메니아 혈통의 인물이다.
지금까지 아르메니아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았다.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같은 코카서스 3국인 조지아나 아제르바이잔보다도 더 고립되고 아픈 사연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댈 곳이 없어 자신을 점령했던 러시아의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것부터 여러 영토분쟁까지.. 그래도 영토가 없는 여타 민족들에 비하면 나아 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이번에 살펴보면서 아르메니아가 좀 고립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중요한 지형적 위치에 존재해 소소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이곳의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지 한번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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