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어느 술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왜인지 노래 제목 어감이 좋지 않아 그 말을 그냥 흘려들었었고 그렇게 잊고 있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 제목이 갑자기 떠올라 한번 들어본 후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들에 푹 빠지게 되었고, '브로콜리너마저'의 콘서트를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갔었을 정도로 최애밴드가 되어버렸다.
2.
지금까지 계산을 해보니 대략 8~9번 정도 콘서트를 간거 같다. 스탠딩 공연도 가보고 자리가 지정되어 있던 공연도 가보고, 일행과도 같이 가보고, 혼자도 가보고, 다양한 구성과 다양한 방식으로 이 밴드의 노래를 들으러 갔었다. 매번 갈 때마다 끝나고 노트나 여러 종이에 멤버들의 싸인을 받았는데, 각 멤버들의 싸인들이 독특하고 귀염귀염했던게 유난히 기억에 난다.
3.
다들 아시겠지만 이 앨범에는 '가을방학' 보컬이었던 '계피'님이 참여했다. 하지만 계피님은 1집에만 참여한 뒤 브로콜리너마저를 탈퇴했고 이 앨범은 이대로 봉인. 계피님 버전은 봉인된 이후 들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 되었는지 계피님은 몇 년 전 공식 무대에서 이 앨범에 있는 '유자차'(노래 이름이다.)를 부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브로콜리너마저'와 화해하는게 아닌가 하는 모습을 보였고,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1집 앨범도 풀려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막힌 곳도 있는듯..) 브로콜리너마저는 후에 계피님이 빠진 버전의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는데 (이 앨범도 명반), 이 앨범과 후에 나온 리메이크 버전을 비교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정말 명곡들이 우글우글하다. '앵콜요청금지', '보편적인노래'는 정말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명곡이고, '유자차'도 정말 겨울에 들으면 따뜻한 온기가 생기는 느낌이 들만큼 명곡이다. 이곡들 말고도 다 좋은데 여기서는 '춤' '편지' '2009년의 우리들' 세곡만 간단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린 긴 춤을 추고 있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춤'은 뭔가 가사에서 우리의 인생을 한번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어 좋은 노래고, '편지'는 이별하고도 괜찮다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진짜 속마음은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 인상적인 그런 노래다. '2009년의 우리들'은 매번 콘서트에서 연도만 바꿔서 불렀던 것이 기억난다.
5.
얼마 전에도 '브로콜리 너마저' 스탠딩공연을 예약하려고 접속창에 들어갔으나 불과 30초 만에 마감되었다. 그만큼 브로콜리너마저의 인기는 이제 인디를 넘어 대중적인 단계에 왔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거 같다. 마지막 소원이라면 이제 가을방학도 해체했는데 1집 때 보컬이었던 계피님과 브로콜리너마저가 콜라보해 스페셜로라도 리메이크 앨범을 한번 내주셨으면 어떨까하는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