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선과 전혀 상관없는 적도기니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 인지도가 있는 미니국가인 적도기니를 한번 소개해보고자 한다. 대충 나라 이름을 들어보면 '적도'와 많은 관계가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물론 관계가 있지만) 그냥 적도에 가까운 기니만 근처에 있는 나라라는 포괄적인 의미라고 한다. 실제 적도기니에는 적도선이 지나가지 않는 사실을 알고 좀 멍~해졌다는... 적도선이 지나가지 않는 적도기니에는 어떠한 문화들이 숨어있을지 아래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겠다.
- 적도선이 지나가는 나라 (잘못된 정보)
지역: 아프리카 서쪽 해안 적도 근처 (하지만 적도선은 지나가지 않음)
영문 이름: Equatorial Guinea
면적: 280만 5,000㏊ (세계 143위)
인구: 140만 2,985명 (세계 152위)
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종교: 가톨릭교 (94%) 등
통화: 중앙아프리카 CFA 프랑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국기 안에는 나라의 정체성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거 같다. 적도기니 국기를 보며 느낌이 왠지 아프리카스럽지 않고 중남미스러운 맛이 있다고 느꼈는데 (왼쪽 파란 삼각형 모양의 존재, 노란색이 없음 등) 아프리카 내에서 유일하게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한다. 스페인어를 주 언어로 쓰고 있는 건 덤. 그래서 국기 안에 문장에도 스페인어로 '통일, 평화, 정의'라는 말이 적혀 있다.
그러나 현재 수도가 있는 비오코 섬 같은 경우 스페인 문화가 남아 있지만 영토의 대부분이 있는 아프리카 본토에 적도기니는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비오코 섬과 아프리카 본토 지역과 이질성이 좀 있기 때문에 본토 지역 사람들은 본토만의 수도를 지정하려 하는거 같다. (또 다른 하나의 섬인 안노보 섬 거기는 또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았다고..) 그래서 본토만의 수도로 Ciudad de la Paz (시우데드라파스)라는 곳을 올해까지 새로 짓겠다고 선언을 했다는데 2020년이 4달여 남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말라보 & 바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현재 적도기니의 공식 수도는 말라보다. 그런데 이 말라보가 본토가 아닌 비오코 섬에 있기에 아프리카 본토 지역 사람들은 이곳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그래서 이들은 본토에서 제일 큰 항구도시인 바타라는 도시를 메인으로 삼다가 새롭게 위에서도 언급한 시우데드라파스라는 곳을 본토만의 새로운 수도로 만드려고 하고 있는거 같다.
각 지역마다 영향을 끼친 외부 세력들이 다른데 (비오코 섬-스페인, 아프리카 본토-프랑스, 안노본 섬- 포르투갈) 어떻게 적도기니라는 한 나라로 묶이게 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왜 이렇게 나라 영토가 결정되었는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셨으면 좋겠다는.. (검색을 해봐도 없어서..)
[안노본 섬]
위에 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안노본 섬을 꼽아보았다. 사실 적도기니 여행 등으로 검색해서 가볼만데가 있을지 찾아보았는데 특별히 관심이 갈만한 곳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꼽아본 섬이 이 섬. 역시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안노본 섬은 예전에 알아본 나라 상투메프린시페보다 더 아래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상투메프린시페와 마찬가지로 포르투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뭔가 느낌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이 지역에 남아 있을 거 같아 이 '가볼만한 곳' 카테고리에 안노본섬을 한번 언급해보았다.
결국 1979년 조카인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가 쿠데타를 일으켜 삼촌을 처형하고 정권을 잡았다.
그러나 그 조카 오비앙 응게마도 폭압적 독재자로 40년째 집권 중이다. 2011년 피델 카스트로, 리콴유가 물러나고 카다피가 리비아 혁명으로 죽어버리자 이제 현재 장기집권한 독재자들 가운데 가장 오래 집권한 인물이 되었다. 오비앙은 2013년 8월에 북한에서 주는 국제김정일상이라는 상의 제1회 수상자가 되었다.
몰랐는데 이 나라의 독재 클라스가 놀랍다. 테오도르 오비앙(Teodoro Obiang Nguema Mbasogo)이라는 인물이 현재 적도기니의 대통령이다. 1979년에 쿠데타를 일으켜 현재까지 집권을 하고 있으니 그 기간이 어언 40년이 된 셈이다. 그는 몇 년 전 그간 집권 기간인 40년도 모자라 헌법을 바꾸어 2030년까지 집권 가능 기간을 연장해 50년 동안 통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는데 (당연히) 인권 탄압도 심하고 언론 탄압도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 때도 9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다고...(100이 아닌게 어디?)
가난한 나라였던 적도기니는 1990년대에 석유대량발굴이라는 로또가 터져서 한때 1인당 GDP가 1만 5000달러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도 높은 수치. 하지만 문제는 그 돈을 일부 집권 계층만 누렸다는 거다.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계층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부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던데 적도기니에 살아가는 서민들의 입장에선 그저 한탄할 노릇이다.
이러한 기록 행진으로 테오도르 오비앙은 장기독재계의 신성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현재 현역 중 최장수 독재자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41년 / 올타임 1위는 쿠바 피델 카스트로의 52년) 헌법을 바꿔 기록 경신의 발판까지 마련했으니 이 '리빙 레전드'의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간다. 이러한 공로(?)로 북한에서 주는 제1회 '국제김정일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북한과도 통하는게 있는지 무척이나 친하다고...
코로나 전까지 적도기니는 '여행 유의'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약간의 치안정도만 조심하면 되는 수준인듯
마무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위 책은 현 대통령 테오도르 오비앙에게 암살된 초대 대통령 마시아스 응게마 대통령의 딸이 지은 책이다. 이름이 모니카 마시아스로 그녀는 아버지가 위험해 처하자 당시 친하게 지내던 북한 김일성 정권의 도움을 받아 북한으로 망명해 북한에서 10여 년 이상 체류를 했다고 한다. 당연히 한국말이 능통해 한국에서 책까지 내고 한국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독재자의 딸'이지만 이러한 이색적인 성장배경을 가진 그녀의 존재와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글 정리를 다하고 한번 책을 구매해 볼 생각)
지금까지 적도기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한번 살펴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적도'라는 키워드 보단 '독재'라는 키워드에 더 포커스가 갔던거 같다. 현 집권자인 테오도르 오비앙의 독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고 이에 따른 적도기니의 미래는 어찌 될지 앞으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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