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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쓰 Sep 18. 2020

#30. 월경지들 (번외)

나라 안에 나라가 있다.

[본 시리즈는 구글지도와 나무위키와 네이버를 참고했습니다]


A안에 있는 C지역은 B의 월경지다.



미니국가들을 그동안 이곳저곳 살펴보니 벌써 30번째 글이 되었다. 여러나라들을 살펴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나라들과 그 수도, 그리고 역사, 문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들에 대해 알게 되어 재미도 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고 있는거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잠깐 쉬어갈 겸 세계 곳곳에 있는 숨어있는 월경지를 한번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먼저 월경지의 정의를 살펴보면 한 국가이면서 본토와 떨어져 있는 땅이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월경지로 미국 본토와 떨어져 있는 알래스카를 꼽아볼 수 있다. (하와이, 괌 이런 곳들도 엄밀히 말하면 월경지다.) 전 세계에 있는 월경지들을 다 소개를 할 수는 없고 나무위키에서 눈에 띄는 월경지 일곱 곳정도만 한번 꼽아보았다.



1. 바를러 (네덜란드 <-> 벨기에)


빨간색 안쪽 지역이 벨기에령, 바깥이 네덜란드령이다.
네덜란드 안에 벨기에 또 그 안의 네덜란드



바를러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지대에 있는 지역이다. 예전 이 지역에 살던 공작이 비옥한 땅만 자신의 영지로 여겨 후대에 물려줬고 나머지는 신경쓰지 않은 결과 이런 복잡한 국경선이 만들어졌다. 공작의 영토는 현재의 벨기에, 아닌 구역은 현재 네덜란드 이런 식이다. 워낙 복잡하게 국경선이 갈려 있어 같은 식당 내에서 국경선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있는데 소위 "나 벨기에서 저녁 먹고 그다음 후식은 네덜란드에서 먹었다."라는 허세를 이 지역에서는 흔히 부릴 수가 있다. 실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법이 달라 같은 장소인데 법 적용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실제로 했다던데, 실상 두 나라가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 이런 다름으로 인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2. 외쿠시 암베누 (인도네시아 in 동티모르)


동티모르 영토인데 티모르 섬 서쪽에 있는 지역.


외쿠시 암베누는 동티모르의 월경지로 티모르섬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다. 티모르 섬은 아시다시피 오른쪽을 동티모르가 차지하고 있고 왼쪽을 인도네시아가 차지하고 있는데 외쿠시 암베누는 인도네시아 땅 내에서 동티모르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다. 역사를 살펴보니 예전에 포르투갈이 먼저 이곳을 점령했고 나중에 동인도회사가 이곳을 차지했다고 하는데 이 외쿠시 암베누는 포르투갈의 영향력이 강했고 정착지로 활용되고 있었던 곳이라 포르투갈의 영토로 남았다고 한다. 동티모르가 독립할때 이곳은 인도네시아계 사람들의 공격을 많이 받은 아픈 역사도 있는 곳이다.




3. 템부롱 지구 (브루나이 in 말레이시아)


왜 굳이 영토선을 저렇게 정했을지...


템부롱지구는 브루나이의 영토로 말레이시아에 둘러 쌓여있는 월경지다. 여러 자연보호 구역과 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인데 브루나이 본토와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얼마전 본토에서 이곳과 연결되는 엄청나게 긴 다리를 건설해 이제는 육로로 이곳을 갈 수 있다. 한가지 눈길이 가는건 이 다리를 우리나라 기업이 건설했다는 사실. (대림건설) 작년에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해 격려를 했다고 하는데 기업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힘이 들어간터라 뿌듯한 마음이 든다.


왠지 모양이 우리나라에 있는 다리라 느껴지는건 기분 탓인가?



4. 이비아 (스페인 in 프랑스)


이비아를 보니 왼쪽에 있는 안도라는 엄청 커보인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이비야(Llívia)라고 하는 곳인데,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에 있는 스페인의 월경지다. 한번 찾아보니 이 이비야 마을은 스페인 카탈루나 연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지리적으로 요충지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근방이 모두 프랑스로 넘어갔을 때 이 이비야 만큼은 스페인에서 강력하게 주장해 스페인 영토로 남았고 그로 인해 이비야는 월경지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주로 부유층이 사는 동네라고 한다.



5. 나히체반 (아제르바이잔)


아제르바이잔 본토와는 떨어져 있는 나히체반 지역


나히체반은 아르메니아와 이란에 둘러싸여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월경지다. 이 지역은 이전에 아르메니아인과 아제르바이잔인이 같이 살고 있던 지역인데 소련이 이 곳을 점령했던 무렵에 이 지역에서도 소련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나히체반은 복잡한 과정 끝에 아제르바이잔 세력이 점령해 결과적으로 아르메니아와 이란에 둘러싸인 현재 모습의 월경지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모두가 달라 한국-일본 못지않은 앙숙이라고 하는데, 이곳 분위기가 과연 어떨는지.. 궁금해진다.



대략 이런 모습의 나히체반 분위기



6. 캄피오네디탈리아 (이탈리아 in 스위스)


스위스 호수 가운데 이탈리아의 영토가 있다.


스위스 도시 루가노 아래쪽에 자세히 보면 작은 이탈리아 월경지가 있는데 이름이 캄파이노디탈리아(Campione d'Italia)다. 한쪽은 루가노 호수와 맞닿아 있고 안쪽은 스위스 땅과 맞닿아 있다. 이 근방에서 배를 타다 보면 이탈리아 마을이 한 10분 동안 펼쳐지는 느낌이 들것 싶다.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은데 위의 스페인 월경지인 이비야와 마찬가지로 스위스가 이 부근을 점령했는데 이 마을은 이탈리아 성향이 강해서 이탈리아 땅으로 남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리고 이 마을에 카지노가 있는데 이탈리아 법으로는 시간제한이 거의 없어 카지노에 굶주린 스위스 사람이 이곳으로 많이 온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스위스는 아무래도 빡빡할테니..)



7.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



동유럽 여행의 필수 코스인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도 월경지라 할 수 있다. 두브로브니크는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해안도시인데 해안을 따라서 올라가면 네움이라는 도시에 가로막고 있는걸 볼 수 있다. (위에서 지도에서 북서쪽) 그래서 크로아티아 본토에서 두브로브니크를 가려면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를 거쳐서 가는 불편함이 있다. 네움으로 인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는 바다와 접하는 행운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도시 국가였던 이 부근 역사 속에서 네움으로 인해 두브로브니크가 크로아티아 본토와 떨어지는 상황이 왔을거라고 짐작해본다.




유명하다고 볼 수 있는 미국의 월경지 알래스카나,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는 제외하고 어떠한 월경지가 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사실 세계는 무한히 넓기에 이 정도도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을거 같다. 하지만 월경지가 생기는 요인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생기는거 같은데..


1. 강대국들의 국경 장난질

2. 나라 문제와 같은 역사적 요인 

3. 지리와 관련한 환경적 요인


등을 꼽아볼 수 있을거 같다. 나중에 언제 기회가 또 생기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오면 다른 월경지 시리즈 2탄을 정리해보겠다.


[틀린 내용이나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내용이 있으면 댓글이나 메세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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