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십니까? 94 월드컵의 그 약체로 평가되던...
이번에 알아본 김에 남미에 있는 나라들을 쭉 살펴보고자 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딱 봐도 미니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다룰 생각이 없긴 한데 그 외 다른 남미 국가들은 이번에 기회가 되면 다 다뤄보고 싶다. 사실 남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대륙이기 때문일지는 몰라도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각각 나라들이 남미 어디에 붙어 있고 어떤 성향이 있는지는 자세히는 모르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라들을 살펴보고 그 궁금증들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길 바랄 뿐이다.
이번에 알아볼 나라는 볼리비아다. 볼리비아는 1994년 축구월드컵으로 처음 접한 사람이 많을 거 같다. 당시 같은 조였던 독일, 스페인이 강팀이었기에 같이 있었던 볼리비아가 '1승 제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당시 압도적인 경기임에도 아쉽게 0대 0으로 비겨 승점 1점밖에 못 챙긴 아픈 스토리가 있다. 이번 시간에 볼리비아는 어떤 나라이며 그 나라 안에는 어떠한 문화들이 있을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 시몬 볼리바르의 연관이 있는 나라?
- 94 월드컵 1승 재물로 여겨졌으나...
지역: 남아메리카 대륙의 정중앙
영문 이름: Bolivia
면적: 1억 985만 8천ha(세계 26위)
인구: 1,167만 3,029명 (세계 80위)
언어: 스페인어, 케추아어, 아이마라어
종교: 기독교 90% (가톨릭 73%, 개신교 17%)
통화: 볼리비아노
볼리비아의 국기를 살펴보면 빨강, 노랑, 초록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운데에 볼리비아 문장에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상징들이 문장 안에 들어 있는걸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보면 남아메리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인 라마도 그려져 있다. (역시 국기를 일괄적으로 똑같이 그리기는 상당히 어려울 듯.) 이 모양의 국기가 굉장히 오래 전인 19세기에 무렵(1851년)에 제정된 것도 눈에 띈다.
많이 아시다시피 볼리비아는 현재 내륙국으로 바다를 접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볼리비아는 꽤나 많은 해군을 보유하고 있는걸로 유명하다. 예전에 볼리비아는 바다를 접하고 있었으나 칠레와의 전쟁으로 바다에 접한 지역을 모두 상실한 아픈 역사가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군을 보유하며 탈환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고토 탈환은 언제가 될지 요원할 따름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티티카카호에서 이 해군들은 훈련을 계속하면서 앞으로 있을 상황에 대비를 하고 있는거 같다.
[수크레 & 라파스]
볼리비아는 사법 수도와 실질적인 수도로 분리되어 있으며 수크레(Sucre)가 사법수도, 라파스(La Paz)가 사실 상의 수도다. 볼리비아가 전반적으로 고지대에 지역이 많은데 수크레가 해발 2800m 정도, 라파스는 3200m~4000m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볼리비아 축구 경기장은 해발 3600m 지역에 있기에 원정팀들이 이곳에서 고전한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역으로 볼리비아 선수단이 지대가 낮은 곳에서 적응을 못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이 두 도시 외에는 산타크루즈(Santa Cruz de la Sierra)라는 도시가 있는데 산타크루즈는 볼리비아의 경제도시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인종 비율로 보면 라파즈에는 원주민이 많이 살고 산타크루즈에는 메스티소와 백인의 비중이 높다고 한다. 라파즈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빈곤한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거 같다.
[살라 데 우유니(Salar de Uyuni)]
볼리비아 아니 남미에서 한 곳만 간다면 어디를 갈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곳 살라 데 우유니(Salar de Uyuni)가 볼리비아에 있다. (마추픽추와 경쟁이 될거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여행책에서 우유니 사막의 사진을 처음 접했을 때 뭔가 탁 트이는 느낌과 함께 바로 이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에도 여행욕이 떨어질 때마다 이곳 사진을 보곤 했었다.
이곳은 소금이 있는 소금 사막으로 지표면을 경계로 정확히 거울처럼 위아래가 구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이곳에 가면 아무나 사진을 찍어도 인생사진급의 사진들을 찍을 수 있다. 가면 뭐 사진찍는거 말곤 크게 할 게 없다고 하긴 하던데 사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갈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가면 자연의 위압감과 황홀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도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 이곳 투어가 여러 코스로 개발되어 있는거 같다. 당일치기, 1박, 2박 코스 등이 있는거 같은데 (코로나가 끝나고) 만약 가게 된다면 일정과 취향을 살려 코스를 정하고 이곳에 가는게 좋을거 같다. (네이버에 '우유니 투어'라고만 쳐도 투어 소개들이 줄줄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도 불리는 우유니 사막을 소개한 영상을 아래에 링크해본다.
한번 간접적으로나마 분위기를 느껴보셨으면..
https://www.youtube.com/watch?v=zx7PfwwpD6g
볼리비아의 융가스(Yungas) 도로 북단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차도(road)라는 죽음의 도로(Camino a Los Yungas)가 있다. 이 도로는 차코 전쟁(1932~1937년) 때 건설되었는데 건설된 지 오래되어 도로가 좁고 비포장이다보니 조금만 주의를 소홀히 하거나 비가 오면 절벽으로 떨어지거나 산사태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볼리비아 정부가 돈이 없어 우회도로의 건설이 늦어진 데다가 볼리비아엔 비행기를 타고 다닐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대다수의 볼리비아인들은 우회도로가 개통될 때까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2006년에 포장되어 있는 안전한 우회로가 개통해서 이 위험한 길을 왕래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고 사망자 수도 급감했다고 한다.
볼리비아 안쪽에 죽음의 길(Camino a Los Yungas)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산악지대에 있는 길인데 길이 너무 좁은 데다가 안전장치도 없고 떨어지면 바로 낭떠러지라 이곳에서 죽은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도로의 이미지들을 검색하면 십자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는 경제력이 좋지 않아 이 도로를 그대로 놓아둘 수밖에 없다가 2000년 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우회로를 만들어 이 곳의 위험에 대비하였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Camino a Los Yungas'를 검색하면 아찔한 동영상들이 여러 나온다. 한번 검색을 해보셔서 이 도로의 위험성을 간접체험해보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가라고 해도 안 갈듯. 무섭 ㅠㅠ
https://www.youtube.com/watch?v=e4zLirbbg1U
티티카카호에 있는 태양의 섬(Isla del Sol)만 제외하고 전 국가가 '여행유의'(1단계)로 지정되었었다. 이곳이 1단계로 지정되기 전까진 2단계였는데 이는 볼리비아 내부 사정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후 1단계로 하향 조정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치안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태양의 섬 같은 경우 현재 3단계(철수 권고)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2018년에 이곳에서 한국인이 피습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지정된거 같다. 이 분은 관광차 이곳에 놀러 갔다가 섬에 살고 있는 원주민 부족장에 의해 사망하였다고 한다. (원주민 부족장은 구속됨) 이 섬에 여러 잉카 유적지가 많다고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도 향후 몇 년 간은 이곳에는 가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볼리비아라는 이름은 아시다시피 시몬 볼리바르라는 남아메리카의 영웅에서 나온 나라명이다. 볼리비아는 그란 콜롬비아라는 나라를 이끈 인물인데 콜롬비아, 파나마 등 여러 국가를 해방시키는데 주요 역할을 하였다. (위에서 사법 수도로 소개한 수크레라는 이름도 이 시몬 볼리바르를 따른 인물 중에 하나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이런 영웅적인 면모에도 현재 일부 볼리비아와 페루 사람들은 볼리바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시몬 볼리바르가 이곳 원주민들을 차별적으로 대하였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세력들을 기반으로 독립 국가들을 세운 셈인데 이와 같은 면은 남아메리카 전쟁사에 있어 어두운 측면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야욕을 크게 챙기지 않고 더 큰 뜻을 품고 움직였던 그였기에 시몬 볼리바르라는 인물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렇게 간략히 볼리비아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살펴보니 볼리비아는 나라 크기로 세계 26위에 해당하는 나름 대형 국가지만 역사상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서지 못한 작은 나라라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어느 나라보다 수난을 많이 겪은 나라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볼리비아가 어떠한 정체성을 정립하고 세계 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틀린 내용이나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내용이 있으면 댓글이나 메세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