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천년의 로마사]를 읽고
몇 달 전부터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기 시작해 현재 5권을 읽고 있는 중인데 다루는 시대가 워낙 마이너한 중세 시대라 내용이 어려워 책장을 못 넘기고 있던 중입니다. (내용이 그나마 익숙한 이 책 초반 서로마 시대 부분도 에드워드 기번의 엄청난 정보량 제공 때문에 읽기가 무척이나 힘들긴 하지만..) 이 쇠망사 책이 내용은 많지만 후반에 가면 동로마사라는 완전 생소한 분야를 다루기도 하고 익숙한 사건과 인물이 더욱 안나오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거 같습니다. 그래서 동로마사를 조금 쉽게 다룬 책은 없을까하고 살펴보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동로마사 다루는 책답게 로마 제국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수도를 콘스탄티노플로 옮긴 시점부터 오스탄 제국의 메호메트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해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키는 대략 천년의 기간동안 동로마 제국 근방에서 일어났던 역사들을 이 책은 소개합니다. 단순히 역사만 나열하지는 않고 터키 지역을 가족들과 돌아다니며 터키 지역의 유적지와 역사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책을 전개하고 있는데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려는 의도로 이런 방식을 택한 느낌입니다.
이 책 표지에는 동로마를 상징하는 대표 건물인 성 소피아 성당 사진이 나와있습니다. 아마 동로마제국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축물이 사실 이거라 단순하지만 딱 한 건물을 골라야했다면 당연히 이 건물을 골라야했겠지요.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저자가 가족들과 터키 곳곳을 여행하며 가족들에게 이 지역들과 관련한 역사들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역사에 대해 질문하는 아이의 수준이 상당한데 약간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억지로 질문을 넣은 느낌도 읽으면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예전 버전 이름을 보고서는 실제로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가 이런 질문을 했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살짝 해보았습니다.
위에 이 책 이전 버전 표지를 보면 아시다시피 제목이 [터키에서 읽는 로마사]입니다. 제목을 보니 위에 같은 구성이 이해가 됩니다. 실제로 터키를 둘러보며 터키의 여러 도시와 유적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로마 관련 역사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론 '동로마사'에 방점을 두고 이 책을 구입해서인지 터키 지역과 유적지를 설명한 부분은 약간 쉬는 시간처럼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게 된거 같습니다.
정리해보면 그래도 생각보다 역사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와있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비단 동로마사에 대한 부분만 있는게 아니고 그 시기 주변의 역사(이슬람, 신성로마제국, 십자군 등)들도 소개하고 있어 흔히 암흑기라 불리는 '중세'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동로마사라는 타이틀로 인해 이 책을 접하고 구입한 터라 동로마사 역사이야기 외에 가족들과 터키 지역을 돌아보는 부분은 다소 집중도가 떨어졌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동로마제국과 그 시대 역사를 살펴보기에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생각보다는 꽤나 자세하게 마이너한 동로마 쪽 부분 역사들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숨이 턱 막히는 [로마제국 쇠망사]대신 조금 가볍게 동로마사를 쉽게 접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한줄장단평
장 - 역시 동로마하면 성 소피아 성당.
단 - 밝은 느낌의 이전 버전 표지를 보다 어두운 느낌의 현재 버전을 보니 마음까지 어두워진다.
별점 ★★★☆
※ 내용보다 표지에 대한 평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