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를 읽고
하루키의 단편집을 간만에 보았습니다. 6년 전 출판한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 이후 간만에 나온 단편집인데 일단 책이 무척이나 얇은게 인상적입니다. 기존 단편 소설집들과 마찬가지로 책을 펴는 순간 그의 작품 세계에 다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뭔가 더 소설들이 담백해진 느낌도 같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총 8개의 단편 중에 인상적이었던 소설은 2번 [크림], 5번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7번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이었습니다. [크림]은 어? 어? 이렇게 끝나도 되는건지?를 계속 반복하다가 소설이 탁 끝나는데 그 끝남의 여운이 오래 남았고 그게 나름의 반전이라는 느낌을 받아 기억에 남은거 같습니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은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해서 더 인상 깊게 본 소설입니다. 하위권 팀인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응원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데 저도 비인기팀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키움 팀을 응원하는지라 여러 면을 공감하면서 읽었던거 같습니다. (키움이 요즘은 강팀이긴 하지만 비인기팀은 맞으니..) 저도 예전에 야구장을 가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지낸 적이 있어 이 소설을 보면서 그런 추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은 비현실성을 살린 소설입니다. 화자가 시나가와에 가서 겪는 일들이 나오는데 그 비현실적 설정이 흡입력을 되어 궁금증을 계속 가져가면서 책을 읽어나갔던거 같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원숭이님은 특히 이 책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네요. 저도 언제 뵈면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원숭이님.
[표지 띠지]
표지를 보고 깔끔하고 소유욕이 생기는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련되어 보이면서 소설집 내에서 등장하는 소품들이 적절하게 표지 내에 등장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세련됨과 소유욕이 같이 생기는 표지이니 나름 괜찮게 만들어진 표지라는 생각이네요. 아래는 이 책의 다른 표지들을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소설이었던 원숭이가 매력적으로 등장하는 미국판 버전이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오는거 같습니다.
가독성이 넘치는 하루키의 소설답게 이번 소설집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제목에 1인칭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그런지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집 같은 느낌도 보면서 들었던거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1970~80년대에 살았거나 조금 음악에 대해 더 잘 알았다면 야구를 기반으로 한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처럼 다른 소설들을 더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거 같은데 그러지 못한 점입니다.
저에게도 시나가와 원숭이님이 불쑥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상상을 해보며 원숭이님 다시 등장하는 다른 소설이 이어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져보며 리뷰를 마쳐볼까 합니다.
한줄장단평
장 -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 난다.
단 - 하지만 시나가와 원숭이님이 나오셨다면 바로 별 5개 찍었을듯
별점 ★★★★
* 책 표지 띠지에 대한 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