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5호] 김성의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작은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글을 짓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글은 독자가 반응하는 것에 따라 톡톡한 유명세를 치르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재미와 감동을 잃지 않는 스테디셀러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쉽게 글을 접할 수 있고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가 알지 못한 작가들의 현실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그들이 쓴 매력적인 이야기 뒤에 숨겨진 그들의 진짜 생활은 무엇일까?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유명한 작가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반려동물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는 책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을 통하여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왜 작가들은 반려동물을 가까이했을까? 작가들의 삶은 생각보다 힘들고 시련을 넘어서야 할 일이 많다. 그때마다 의지하고 사랑했던 상대는 다름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절로 고개를 끄덕여질 것이다.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그와 나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입니다. 그의 헌신에 대한 보답으로 나는 그와 늘 변치 않고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유명시인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개를 생각하며 쓴 글이다. 권위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성장한 그녀는 잦은 병치레와 우울증으로 고생했는데 세상과 담을 쌓고 살면서 불안해하는 성격으로 자라났다. 그녀가 30대가 되자 친구가 선물한 코커스패니얼 ‘플러쉬’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이후 점차 기쁨과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조금씩 마음을 회복한 그녀는 시도 다시 쓰고 사회적 문제의식을 고발하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가 쓴 [플러쉬:어느 저명한 개의 전기]를 보면 개를 사랑한 엘리자베스의 삶을 통해 억압받는 여성의 자유에 관하여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제를 나타내고 있다.
모리스 센닥
20세기 최고의 아동문학 작가로 손꼽히는 모리스 센닥의 작품 중에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유명하다. 센닥은 겉보기에 딱딱하고 깐깐해 보였지만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또 좋고 싫음이 확실한 성격이라 한번은 관객들에게 “나는 사람들이 싫다.”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 대신 개와 함께 지내는 것이 더 편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의 무섭거나 재미있는 상상이 작품이 되기까지 영감을 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반려견이었다. 센닥의 특이하고 천재적인 작품 속에는 그의 내면이 잘 녹아 있으며 항상 동물과 함께 하는 순수한 삶을 살 때 가장 편안했다.
J.K 롤링
해리포터 시리즈로 억만장자가 된 J.K 롤링은 반려동물 애호가로 유명하다. 어릴 적에 아버지가 읽어주신 두더지, 물쥐, 두꺼비, 오소리의 우정 이야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부터 시작해서 동물이 나오는 책이라면 무조건 좋아했다. 조앤은 반려견과 물고기, 기니피그 등을 기르며 어릴 적부터 소설 쓰기에 열중했다. 그녀가 11살 때 일곱 개의 저주받은 다이아몬드에 관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는데 훗날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 캐릭터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상상 속 동물도 많이 나온다. 아마도 그녀가 어릴 적부터 동물과 함께 자라온 환경이 많은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J.K 롤링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이혼 후 싱글맘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으로 어렵게 생활하며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카페에서 글을 썼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롤링은 그 시기의 자신을 ‘내가 아는 최고의 실패자’였다고 말했지만, 역경을 딛고 세상에 나온 해리포터 이야기는 지금도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작가들의 작품이 세상에 내오기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들의 현실은 외롭고 힘든 경우가 많았다. 작가들은 고뇌하고 창작한다. 그리고 인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놀라운 상상력으로 우리를 감탄하게 한다. 작가들의 삶에 행운이 있다면 반려동물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의지할 수 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은> 스무 명 작가들의 일상에 들어온 개와 고양이, 까마귀, 생쥐, 토끼, 말, 돼지, 거미, 공작새, 닭 그 외 다양한 조류와의 생활을 보여주며 작가들의 동물 사랑을 한껏 느끼게 해준다. 오늘도 글을 쓰는 작가들의 곁에 따뜻한 친구들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것이다.
글쓴이. 김성의
© 동반북스
<작은 친구들> 웹사이트 : http://littlepa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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