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1호] 바먼의 『임보두드림_01』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작은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매월 15일에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여건이 안 돼서
여유가 없어서
잘 몰라서
혹시 이런 이유로 유기견 임시보호 봉사를 망설이고 계시나요?
이 모든 이유를 해결하는 마스터키는 바로 <나>입니다.
시간도, 여건도, 여유도 모두 ‘내가’ 애써 만들어야 생기는 것들이죠. ‘내가’ 공부하고 준비해야 임시보호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임시보호의 시작이 <나>라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나요? 아니면 더 무거워졌나요? 어느 쪽이든 다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나 하기 나름에 따라 달려 있다는 말은 책임감을 더하기도 하지만 내가 잘 하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임시보호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내 일상의 어떤 부분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친구와 늦게까지 노는 것, 하루 종일 누워서 여유롭게 만끽하는 주말, 알람이 5번 울릴 때까지 미루고 미루는 기상 등 나를 위해서만 쓰이던 시간과 공간과 마음을 누군가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것. 그것이 임시보호 봉사의 본질입니다.
말 못 하는 털친구와 함께하는 생활은 어떤 것일까요? 나의 마음과 행동이 ‘서’에서 ‘도’로 바뀌는 일입니다. 내가 바빠서, 피곤해서, 하기 싫어서 안 했던 일들을 바빠도, 피곤해도, 하기 싫어도 하게 될 거예요. 내 옆에 있는 털친구를 위해서요. 언제나 나였던 우선순위를 털친구에게 내어 주게 될 거예요. 털친구가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요. 아직은 두루뭉술한 말들이지만 임시보호를 하다 보면 아! 하는 순간들이 올 거예요.
아침잠이 많은 내가 출근하고 나면 오직 기다리는 것 밖에 못하는 강아지를 위해 일찍 일어나 출근 전 아침산책 다녀오는 일이 점점 당연해지고, 저녁과 주말의 황금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일이 많아질 거예요. 웬만해선 대충 살던 사람이 강아지와 함께한 후엔 정리와 청소에 열을 내기도 하죠.
내가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임시보호 봉사가 어느 순간 나에게 더 많은 것들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뭉클함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경험들로 삶이 바뀔 털친구들이 아주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알유레디? 렛츠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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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바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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