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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Apr 15. 2021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

[작은 친구들 2호] 김성의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작은 친구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의미 있고 재미 있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매월 15일에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누군가 지구상에 사람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생명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쉽게 생각나는 동물이 하나 있을 것이다. 예상한대로 ‘개’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조차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성격 좋은 개가 자신에게 꼬리를 흔들며 반겼더라는 이야기를 하는걸 보면 어지간히도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개가 사람을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행동학자이며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의 저자인 클라이브 D.L 윈은 개의 친화성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했다. 일반적으로 개는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는데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본 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실험, 개가 보호자와 함께 있을 때 옥시토신 같은 뇌 화학물질의 분비량이 치솟는 신경 화학적인 변화 그리고 타고난 지능에 관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런데 클라이브는 인지능력이 개만이 갖는 특권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다른 동물과 비교하는 실험을 한다.



실험목표

인간의 몸짓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가


방법

두 개의 컵 중 하나에 먹이를 넣은 후 사람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컵을 선택한다면 인간 몸짓의 의미를 이해했다고 본다


대상

1.태어나자마자 생후 몇 주 동안 24시간   내내 인간과 함께 두어 길들여진 늑대

2.사람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호소의 개

3.가정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견


결과

1. 성공

2. 실패

3. 성공



이것은 개의 천재 이론과 맞지 않는 결과이다. 선천적으로 개가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뇌구조를 물려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게 되는 환경적 요소가 개의 행동과 마음을 형성하는데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가장 온순한 강아지라도 어릴 때부터 사람의 손에 길러지지 않는다면 야생동물로 자랄 것이다. 클라이브의 실험에서 지역 보호소의 개들은 한 마리도 몸짓 지시 언어를 따르지 못했다. 인간의 몸짓 언어를 이해하는 개의 능력이 선천적이라면 보호소의 개들은 심각한 인지적 결함을 가졌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그러나 저자는 깜짝 놀랄만한 실험을 하나 더했다. 보호소의 14마리의 개들에게 한 마리당 30분의 행동 강화 훈련을 하여 몸짓 지시를 가르쳤는데 그중 12마리가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몸짓 지시를 따르는 법을 배운 것이다. 게다가 12마리의 성공한 개들은 지시하는 곳으로 가는 데 걸린 평균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 태어나서 사람의 접촉이 없었던 개들은 야생동물처럼 될 확률이 높지만 조금이라도 사람과 시간을 보낸 보호소의 개들은 훈련을 통해 쉽게 바뀌었다.


 저자는 개가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행동의 의미를 배우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렇다면 개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그것을 감정에서 기인한 개와 인간의 특별한 유대감이라고 했다. 개는 보호자에 대하여 강렬한 애정과 흥분을 보이고 떨어져 있을 때 불안과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개와 인간의 유대관계에 대한 실험은 인간 아이의 애착 실험과 동일하다. 개는 낯선 환경의 실내에서 보호자와 함께 있을 때 안정된 모습으로 주변을 탐색하지만 보호자가 나가자 불안한 모습으로 문 주변을 떠나지 않았으며 보호자가 다시 돌아왔을 때 안정된 모습을 되찾았다.


이렇게 개들은 사람에 대한 강렬한 애착을 갖고 있다. 이것은 유전물질과도 관련이 있는데 개가 가지고 있는 WBSCR17이라는 유전물질 염색체가 극단적인 사회적 친화성을 갖고 있는 인간의 희귀병 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과 유사하다는 보고가 있다.


저자는 이보다 사람과 함께 사는 환경에서 맺는 감정적 유대관계에 더 집중했다. 개들은 태어나서 다른 동물보다 빠르게 인간에게 각인되고, 타고난 인간 친화적 유전물질을 갖고 있으며 감정적으로도 유대감이 강하다. 개들은 사람이 함께 살며 제공해 주는 환경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우리가 이런 순진한 개를 가족으로 입양한다면 안전한 환경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주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개들은 평범한 일상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참고

[개는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는가, 클라이브 D.L 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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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성의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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