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과 다른 입장을 살아보는 시간

리더십 교육에서 ‘debate’가 주는 전환 경험

by 진동철

1. 대학원 <리더십 개발론> 수업에서 종종 토론을 진행한다. 그런데 단순히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기보다는 각자의 입장과 의견을 말할 수 있는 debate 형태를 사용한다.


2. 예를 들면, 첫 수업의 debate 주제는 "리더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인가? vs. 리더는 후천적으로 육성될 수 있는가?"였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HRDer라서 이 질문은 거의 하나마나다. 거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리더는 후천적으로 육성될 수 있다'는 소명의식으로 현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니까.


3. 이 상태에서 살짝 방식을 바꾼다. 네 명이 한 조가 되는데 네 명 중 1, 2번은 특성론 입장이 되어서, 3, 4번은 과정론 입장이 되어서 근거를 2개씩 생각하고 그 다음 토론을 시작한다. 원래 각자의 입장이 무엇이었든 새로운 입장에서 근거를 생각해 보고 debate!


4. 지난주 수업에서도 "성격 좋지만 성과 안 나오는 리더 vs. 성격 더럽지만 성과 나오는 리더"를 주제로 debate를 진행했다. 원래 입장과 상관없이 임의로 배정받은 입장에서 생각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5. 토론은 보통의 공유 세션보다도 활발하다. 강의장이 시끌시끌하다. 토론이 끝난 선생님들은 자신이 원래 생각했던 것과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고 옆 선생님의 주장을 들으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단순히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넘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해보는 값진 연습의 장'이 되었다는 선생님도 계시고 '리더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선생님도 계신다.


6. 실제 debate 훈련이 리더십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Lu 등(2025)의 연구에 따르면, debate 훈련을 통해 자신감있고 단호한 의사소통(Assertiveness)을 증진함으로써 개인의 리더십 출현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두 가지 실험을 했는데, 첫번째 실험에서는 미국 포춘 100대 기업 471명을 9주간의 debate 훈련을 받는 실험그룹과 훈련을 받지 않는 통제 그룹으로 나눴는데 18개월 후 실험그룹 참가자들이 통제그룹보다 리더십 단계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컸고 단호한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이 매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975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debate 훈련을 받은 참가자가 더 단호하게 행동했으며 이후 그룹 활동에서 더 높은 리더십 출현을 보여줬다고 한다.


7. 여기에서 Assertiveness란 개인이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타인을 존중하는 적응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말한다. Aggressive(공격적인)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이다. (가장 안 좋은 리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passive-aggressive라고 한다. 문제를 회피하면서 감정적으로는 공격적으로 대하는...)


8. debate가 리더십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첫번째는 debate(토론) 기반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리더십 교육에 debate(토론)하는 세션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들의 성과 피드백, 갈등 해결, 의사결정 교육시 단호한(assertive)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롤플레잉 등 실습 위주의 교육을 실시한다. 이럴 때 임의로 자신의 입장과 다른 입장이 되어 보게 하는 것이 좋다. 두번째는 위 연구결과를 경영진에게 설득용으로 제시하거나 교육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9. 이런 활동들이 이론과 실제를 엮고, 이론을 실제 적용하는 scholar-practitioner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Lu, J. G., Zhao, M. X., Liao, H., & Zhang, L. D. (2025). Breaking ceilings: Debate training promotes leadership emergence by increasing assertivenes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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