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창원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구요???
우편물을 뜯는 손이 떨렸다. 도대체 뭐야? 법원에서 왜 나에게 등기를 보내? 다행히 6시 전에 우체국에 도착해서 신원을 확인하고 우편물을 받아들었지만 도통 모르겠다.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우편물을 받아들자마자 복도에서 바로 뜯었다. 내용물은 몇 십장의 서류였다. 근데 제목이 황당했다.
"이혼소장!"
한장 더 넘기니 원고와 피고 이름이 나와 있었다.
원고 : 김철수(가명)
피고 : 박영희(가명), 진동철
원고 변호사와 피고 변호사 이름도 나와 있었다. 발송자는 창원지방법원이 맞았다. 소장을 나에게 보낸 것이었다.
난 떨리는 손으로 창원지방법원 가사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으시는 분은 다행히 친절히 받아주었다.
"저... 제가 소장이라는 것을 받았는데요. 이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어서요."
"어... 혹시 박영희 라는 분 모르세요?"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그러세요? 어, 그럼, 혹시 산청 OO글램핑장에 가신 적 없으세요?"
"뭐라구요? 저는 산청이라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요!"
가사과 직원의 설명은 이러했다. 내가 박영희라는 사람과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고 그 남편이 김철수라는 사람인데 나와 자기 부인을 이혼소송에 걸었다는 것이다. 둘이 산청에 있는 OO글램핑장에 간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말문이 막혔다.
"아니, 그럼, 제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얘기에요? 창원에 있는 사람이랑요? 저는 창원에 마지막을 간게 몇 년도 더 전인데요?"
"아.. 그러세요? 그러면...어... 이게 좀 이상하긴 한데요. 본인이 아니시라는 말씀이시죠? 이게 교과서에나 나오는 그런 경우일 것 같긴 한데요. 어쨋든 답변서를 써서 제출해 주시면 됩니다."
"네? 뭐라구요? 제가 답변서를 써서 내야한다구요? 제가 뭘 한게 없는데요?"
답답한 마음에 법원 직원과 통화를 하였으나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직원은 내가 답변서를 내야 한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당사자가 아닌데 이혼소송 피고로 된 경우는 교과서에서밖에 보지 못했다고 하면서...
난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원고측 변호사에게 걸었다. 소장에 법무법인 이름과 변호사 이름이 나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