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서 진행하는 <리더십개발론> 수업의 얼마전 주제는 변혁적 리더십이었다. 거래적 리더십과의 차이,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요소 등등을 열심히 설명하고 변혁적 리더십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데 분위기가 살짝 이상해짐을 느꼈다.
수업에 참여한 몇몇 선생님들은 ‘변혁적 리더’로 자처하는 리더를 둔 구성원의 입장에서 다양한 현실적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렇게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대학원 수업의 묘미인 것 같다. ^^)
"비전? 나의 커리어 목표? 원하는 전문 분야가 뭐냐고? 그걸 향해 가야 한다고? 난 그게 뭔지 모르겠는데..."
"혼자 비전 얘기하고 리더로서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면 실제 일은 누가 하나?"
조직에서 변혁적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주로 하는 말이 "변혁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개인을 배려하라" 등이다. 이 말 자체는 틀리지 않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전 제시해놓고 스스로 만족하면서 정작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리더들은 알고 있을까?"
변혁적 리더십은 리더 혼자만의 실행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비전을 외치고, 열정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려 하고, 카리스마를 보여도 구성원이 냉소적이거나 수동적이거나 변화에 피로해 있다면 그 리더십은 공허하게 끝날 수 있다. 마치 마이크가 꺼진 채 열정적으로 연설하는 것에 다름없다.
리더십은 리더만의 것이 아니다!
리더십은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한 개인이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다. 리더의 일방적 노력만으로는 변화가 완성되지 않는다. 손뼉도 부딪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리더십은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작업이다. 리더십을 구성하는 요소는 3가지 - 리더, 부하, 성취하고자 하는 공동목표이다(Bennis, 2007).
리더의 메시지를 구성원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고귀한 리더십이라도 영향력이 약화된다. 구성원은 각자의 감정, 경험, 조직문화 속에서 리더의 행동을 해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의도를 오해하거나 방어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또한, 변혁적 리더십의 4가지 요소 중 하나인 개별적 배려(individualized consideration)는 특히 구성원과의 심리적 신뢰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 구성원이 상처받은 경험이 많거나, 리더의 행동을 권위주의라고 오해한다면 개별적 배려는 오히려 간섭이나 감시로 인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진정한 변혁적 리더십은 단지 리더가 먼저 행동하는 것을 넘어서 구성원의 수용성과 조직문화 전체를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리더의 성찰, 구성원의 준비도, 조직 분위기 등이 함께 맞물려야 변혁적 리더십이 가능하다.
리더가 먼저 변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 변화가 팀 전체를 바꾸려면 구성원이 리더의 변화를 신뢰하고 공감하고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장치와 분위기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리더십도 구성원에게는 “낯설고 불편한 실험”에 불과할 수 있다. 리더의 메시지는 공허하게 허공에 떠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