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와 책으로 소통하는 시도 3가지

by 진동철

"책을 안 읽으니 바보가 되는 기분이야."라고 하면서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언니와 달리 둘째딸아이는 책을 그리 즐겨 찾지 않는다. (아이를 보면서 '독서 습관은 엄마아빠의 솔선수범이 중요하긴 한데 선천적인 것도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


그래도 책을 통해 아이와 대화하는 것은 즐거운 일인지라 둘째아이에게도 몇 가지 시도를 한다. 아래 3가지는 내가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다. 혹시 자녀가 책을 즐기지 않는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1. 가끔 아이 방에 들어가 책꽂이를 보면서 "아, 이 책 갖고 있네? 읽었어? 아빠도 한번 읽어볼까?"라고 한다.


아무리 책에 관심없어도 학교 과제로 읽은 책 몇 권은 책꽂이에 꽂혀 있기 마련이다. 물론 아이는 심드렁하게 "그려, 아빠 맘대로 해."라고 답변하곤 한다. 이후가 중요한데, 실제 책을 가져와서 읽고 소감을 얘기해 줘야 한다.


작년에 아이 책꽂이에서 <택리지>가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이건 무슨 내용이야? 재미있어?"했더니 "뭐, 그냥저냥... 볼려면 봐"라고 해서 내가 가지고 와서 읽었다. 그리고 읽은 소감도 얘기하고. 그렇게 잠깐이나마 책을 매개로 아빠와 딸의 대화가 이뤄진다.


2. 두번째 방법은, 아빠 추천이 아니라 언니 추천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큰아이가 추천하거나 선물해서 보게 되는 책들이 있다. 이 책들을 읽고 둘째아이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언니가 이 책 재미있다고 해서 아빠 읽어봤는데 진짜 재미있어. 너도 한번 읽어볼래?"라고 한다. 그러면 아빠 추천보다는 좀더 먹히는 면이 있다.


아무래도 아빠가 읽어보라고 하면 의도적으로 교훈을 주려고 한다고 생각하는데 언니가 재미있었다고 하면 같은 세대라 그런지 거부감이 덜 한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전달해 준 책이 여전히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져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3. 아무리 책에 관심 없어도 한번은 책에 대해 말할 때가 있다. 이때 확 낚아채야 한다.


한번은 아이가 글쓰기 수업 과제로 <라틴어 수업>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그래? 그 책 재미있어? 아빠도 읽으려고 했었는데 아직 못 읽었어. 추천할 만해? 그 분이 쓴 책 중에 <라틴어 수업> 말고 <공부법 수업>이라는 책도 있던데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라고 책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글쓰기 수업 강사가 어떻다느니, 같이 듣는 학생 중에 별로인 애가 있다드니, 이 책은 어떻다느니 등등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진다.


결국 내 경험으로 볼 때, 책을 통해 아이와 소통하려면 부모의 세심한 관찰, 순수한 의도, 자연스러운 접근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가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평소에 진정한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고 책을 추천할 때는 권하듯이 자연스럽게 책을 추천해 준다.


그렇게 했는데도 아이가 읽지 않는다면? 그런 결말이 실망스럽고 아쉬워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아빠의 마음을 다스리는 기회로 삼아야지, 어쩌겠는가? 아이도 선택할 권리가 있는 한 명의 인격체인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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