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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을 읽고..

by 진동철

이 유명한 책을 이제야 읽었다. 역시 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찾아오나 보다.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하고 나의 일과 수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한창 고민하니 이 책이 내 눈에 팍! 들어왔다. ㅋ


2008년에 번역 초판이 나왔으니 내가 막 구본형 선생님의 꿈 프로그램을 마치고 이것저것 고민할 때이다. 개정판에는 없는데 초판에는 구본형 선생님의 추천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나 나 모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가장 잘하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그 일을 하며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런 삶을 살기를 바라는 이들은 이 책을 반드시 보아야 한다. 매우 즐거울 것이다."


구본형 선생님은 생전에 찰스 핸디 언급을 많이 하셨고 추천사에서도 찰스 핸디가 오랫동안 자신의 역할 모델이었다고 밝힌다. 호 형님도 찰스 핸디와 같은 삶을 꿈꾸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호 형님의 다양한 활동과 생활 양식이 찰스 핸디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조만간 아리스토텔레스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호 형님은 구본형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고 구본형 선생님은 찰스 핸디를 롤모델로 삼고 찰스 핸디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따르니 말이다. 김호, 구본형, 찰스 핸디, 아리스토텔레스. 앞으로 내가 계속 자주 읽을 저자들인 셈이다.


이 책은 총 18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시간 순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듯이 썼는데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거기에 얽힌 자신의 철학들, 사고들, 제안들이 함께 담겨 있다. 순수한 에세이도 아니고 순수한 경영서적도 아닌 것이 오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나도 HR 경험을 책으로 엮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써보면 어떨까 싶다.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중의 하나는 <HRD 철학 교실>을 개설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내가 십수년간 몸담고 일했던 HRD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그 경험들을 관통하는 철학으로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었을까? HRD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를 갖고 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은 답이 없다고 하니 HRD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성과와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 등등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보고 싶다.


아래는 읽으면서 내 마음에 더욱 다가왔던 문장들이다.


"결국 삶이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진정 누군인지,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끝내 모른 채 죽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p.26)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는 흔히 '행복'이라고 번역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은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번영' 또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더 잘 번역된다... 삶에서 우리의 과제는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p.56)


"경험과 성찰이 결합된 배움은 오래 남습니다." (p.78)


"결국 교육의 목적은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다." (p.110)


"중요한 것은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라 '일의 균형'이다... 우리는 모두 포트폴리오 생활자다." (p.165)


"나는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언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정말로 '철학'이란 것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200)


"철학적인 질문이 대개 그렇듯 정답은 없다. 문제를 탐구하고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하려는 도전이 있을 뿐이다. 본인의 주관이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려는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매사에 줏대 없이 자유방임적 태고를 취한다." (p.268)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즉 주장을 어떻게 전개하고, 결론이 어떻게 정당화되는가이다. 철학에서 중요한 해답은 스스로 풀어낸 것뿐이다." (p.269)


"명작이 위대한 이유는 인간의 딜레마를 날카롭게 다루거나 인간사의 특정 국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기 때문이다." (p.306)


"좋은 이야기와 비유는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재빨리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p.306)


"무슨 일을 했는냐보다 어떤 사람이었느냐가 중요하다." (p.332)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 이것이 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우다이모니아 원칙을 해석한 것이다. 우리는 모든 일을 잘할 수 없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 하지 마라."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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