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은 조직 내에서 구성원이 실수나 질문, 우려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리더와 팀원 사이에 이 감각이 형성되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그런데 심리적 안전감은 거창한 제도나 리더십 프로그램보다 때로는 "이리 와볼래?"라는 한마디로 무너질 수 있다.
2. "김 대리, 이리 와볼래?"
다들 고개를 숙이고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불쑥 팀장이 머리를 들고 김 대리를 호출한다. 순간 김 대리의 머리 속은 복잡해진다. "왜 부르는거지? 어제 드린 보고서가 잘못 되었나? 아니면 또 무슨 일을 시키려고 저러나?"
3. 리더의 말 한마디에 팀원은 수많은 가능성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평가를 받는 존재이기에 의도를 추측하고 방어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런 긴장은 리더와 팀원 간의 진정한 대화를 어렵게 만든다. 리더의 질문 한마디가 팀원의 심박수를 낮출 수도, 올릴 수도 있다.
4. 리더가 팀원을 호출하여 대화를 시작할 때는 "안심문장"을 더해서 의도를 명확히 알려주면 좋다. 안심문장이란 호출하는 목적과 이해하려는 태도를 담은 문장을 말한다.
5. 사실 나는 팀장이던 시절 팀원들의 갑작스런 미팅 요청으로 당황한 적이 몇 번 있다. "팀장님, 잠깐 시간 되세요?" 불쑥 이런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리더들이 많을 것이다. '이 친구가 왜 그러지? 혹시 퇴사 얘기인가? 아니면 혹시 나 모르는 뭔가 일이 있나? 아니면 나에게 불만이라도 있는건가?'라는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치면서 "어? 왜? 그래 그래. 잠깐 얘기할까?"라면서 멋적게 웃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6. 나도 몇 번 경험한 후에는 가급적 안심문장을 사용해서 나부터 상대방을 당황하지 않게 하려고 했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바꾸는 것이다.
✍️ Before : "김 대리, 이리 와볼래?"
✍️ After : "김 대리, 내일 상무님께 보고드릴 자료에 대해 미리 얘기 좀 나누고 싶은데 잠깐 얘기 좀 할까? 내가 이해하고 싶어서 그래."
7. 이렇게 '내가 왜 호출하는지'를 알려주면 팀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일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리더에게 다가갈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여러분이 팀원이라면 팀장에게 가서 "팀장님, 시간 있으세요?"라고만 하지 말고 "팀장님, 어제 상무님께서 지시하신 건 좀 협의하려고 하는데 시간 되세요?"라고 말해 주면 좋다.
8. 질문은 대화에 초대하는 행위이다. 초대할 때 밑도끝도 없이 초대하지는 않지 않나. 왜 초대하는지를 좀더 알려주면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 오늘 열심히 일하다가 문득 김 대리를 호출해야 할 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김 대리, 일로 와봐” 대신 “김 대리, 어제 보고서 때문에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라고 말해 보자. 이 한 문장이 대화를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