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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보고서 미리 받고 피드백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

by 진동철

1. HR팀장 시절, 나는 종종 팀원들에게 보고미팅 전에 미리 자료를 송부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미리 자료를 보면서 피드백 줄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미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받으면 프린트해서 읽고 피드백 포인트를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내 의견을 써놓는다. 보고시간에는 바로 피드백을 준다.


2. 준비성이 철저한 리더들이 특히 이런 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너무 바빠서 차분히 앉아 팀원이 설명하는 것을 들을 시간이 부족한 리더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3.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하다보면 놓치는 점이 있다. 미리 자료를 봤기 때문에 '이미 다 파악했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이미 봤으니 시간 효율적으로 대화는 건너뛰자는 생각도 들 것이다. 그러다보니 팀원은 보고서를 만드느라 고민하고 시간을 들였는데 정작 그들의 생각과 의도는 들어보지 않고 바로 피드백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


4. 따라서 리더는 보고서를 미리 받고 살펴보았어도 먼저 아래와 같은 질문들로 미팅을 시작해야 한다.


✅ 작성할 때 특히 신경쓴 부분이 있었는가?

✅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는가?

✅ 의사결정받고 싶은 사항은 무엇인가?

✅ 내가 도와줄 부분은 무엇인가?


5. 실제 대화를 들어보자.


� 리더: "김 대리, 3분기 마케팅 전략 보고서 미리 보내준거 잘 봤어. 내용이 꽤 체계적이던데. 피드백 전에 먼저 궁금한 게 있어. 이번 보고서 작성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나 고민됐던 부분이 있었나?"


� 팀원: "사실 타겟 고객층 세분화 부분에서 고민이 좀 있었어요. 기존 데이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외부 리서치 업체와 협업할지 말지 결정을 못 하겠더라고요."


� 리더: "아, 그래서 5페이지에 두 가지 옵션으로 나눈 거구나. 그 부분에서 의사결정 받고 싶은 게 예산 승인인가?"


� 팀원: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일정도 좀 조율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6. 이런 대화를 통해 리더는 팀원의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팀원은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충분히 전달한 후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때 리더는 피드백 줄 의도를 갖고 질문을 몰아가듯이 해서는 안 된다.


7. 또한 피드백 줄 때도 내 생각만 빠르게 쏟아내서는 안 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식으로 리더의 의견을 말한 다음에 상대방의 생각도 물어봐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 기존: "김 대리, 이 분석은 너무 표면적이야. 좀더 깊이있게 분석하고, 경쟁사 분석도 부족해. 다시 해서 내일까지 가져와."


� 수정: "김 대리, 현재 분석이 전반적인 트렌드는 잘 담고 있는데, 여기서 경쟁사별 세부 전략까지 들어가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김 대리는 어떻게 생각해?"


8. 물론 모든 리뷰를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 유사한 보고서나 두번째 보고하는 경우에는 지난 보고에서 피드백 준 것이 반영되었는지 위주로 체크하고 바로 피드백줘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첫번째 보고하는 경우 미리 보고서를 봤더라도 미팅은 질문으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 마침 어제 받은 보고서에 대해 오늘 피드백 줘야 하는 상황의 리더가 있으신가? 그렇다면 피드백 줄 부분을 적어놓되 미팅은 질문은 시작해 보자. 팀원의 진짜 고민을 알게 되면, 리더의 피드백도 훨씬 더 날카롭고 도움이 되는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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