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마케팅의 성공 모델을 입히다

니르 이얄, 라이언 후버 <훅>

 평소에 여유시간이 생기면 책을 읽거나 글을 씁니다. 독서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글을 쓰는 건 새로 배운 내용을 정리도 하면서 남과 공유한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운이 좋아서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면서 공감을 얻는다면 그만큼 기쁜 일이 없습니다. 재미와 성취감이 독서와 글을 쓰는데 원동력입니다.

 그렇지만 글쓰기가 매번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막막해서 쥐어짜 내는 고통이 있으며, 힘겹게 글을 마무리 지어도 실력이 부족해서 글이 공유가 안될 때는 좌절하기도 합니다.

 글이 많은 사람에게 보이길 바라는 마음은 상품을 마케팅하는 입장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니르 이얄과 라이언 후버가 쓴 <훅>은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상품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낸 패턴을 설명한 지침서입니다.

 글쓰기에 적용하기에 앞서 <훅>에 나온 습관 형성 상품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요소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공적인 상품들은 고액의 광고 활동이나 공격적인 메시지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4단계 과정의 연속적 반복을 통해 사용자들의 재구매와 자발적 참여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훅> p.25

훅 모델

 4단계 과정은 계기, 행동, 가변적 보상, 투자입니다. 순서대로 이뤄지는 4단계는 고객이 상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만듭니다.

계기 : 행동의 작동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진의 점화 플러그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계기에는 외부 계기와 내부 계기 2가지가 있습니다. 처음 상품을 접하는 계기는 외부 계기를 통하여 상품을 사용하고, 나중에는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습관이라는 내부 계기로 상품을 사용하게 됩니다.

행동 : 계기 다음 단계로서, 여기서 행동은 보상을 기대하고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가변적 보상 : 사용자는 반복되는 행동과 똑같은 보상에 지루함을 느낍니다. 여기에 보상에 조금씩의 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심어두면 사용자는 강렬한 호기심을 느낄 것입니다. 가변적 보상은 기업이 사용자를 유혹하기 위해 사용하는 아주 강력한 도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투자 : 훅 모델의 마지막 단계인 투자 단계는 사용자가 훅 사이클을 또다시 경험하게 만들 가능성을 확대합니다. 투자 단계에서 사용자들은 시간이나 데이터, 노력, 사회적 자본, 금전 같은 것들을 상품이나 서비스에 투입하면서 투자 활동을 펼치죠. 상품에 사용자가 투자하면서 애착을 가지게 되고 이는 또 다른 계기가 되어 상품을 사용하는 강력한 습관을 만듭니다.

 마케팅 성공 모델인 '훅' 모델의 4단계를 알아보았습니다. 계기, 행동, 가변적 보상, 투자를 글쓰기에 하나씩 적용해봅니다.

1. 계기

  상품 설계자들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고통을 제거해주는 것, 즉 사용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자신의 고통을 완화시켜주는 상품을 발견한 사용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해당 상품에 대해 점점 더 강력하고 긍정적인 연상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 특정 내부 계기들이 나타날 때마다 사용자들이 해당 상품을 찾게 되면서 이런 연결고리는 점점 하나의 습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훅> p.81

 글의 주제가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 위주로 주제를 선정한다면 글은 독자에게 외면받기 쉽습니다. 

2. 행동

 행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그 실천이 생각보다 더 쉬워야 한다. 습관이라는 것은 의식적인 사고 활동이 거의 또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행동임을 명심하라. 설계자가 의도한 행동을 수행하는 데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요구되는 것이 많을수록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훅> p.97

 상품을 사용하기 쉬워야 사용자가 제품을 습관처럼 사용합니다. 글도 마찬가지로 쉽게 써야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3. 가변적 보상

 가변성이 부재할 경우, 그다음 벌어질 상황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흥분이나 흥미는 사라진다. (...) 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인과관계의 패턴이 깨질 경우, 즉 일반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갑자기 그것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새로움이 우리의 관심을 촉발시키고 거기에 우리를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훅> p.143

 글의 내용이 상투적이면 인기가 없습니다. 예상에서 약간 벗어나는 글이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습니다. 앨런 가넷의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는 이를 스위트 스폿이라고 말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브에서 스위트 스폿에 해당하는 콘텐츠는 창의적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습니다. 스위트 스폿의 콘텐츠를 자주 접하여 친숙해지면 선호도 또한 올라갑니다.

앨런 가넷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p.143

4. 투자

 사람들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수록 그것을 더욱더 중요시하게 된다.
 <훅> p.189

 브런치에 올라온 글을 읽고 라이킷과 공유를 하거나, 더 나아가서 구독을 한다면 그 글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었고 공감을 얻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독자가 글에 호감을 보내는 것은 시간을 투자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가 누적된다면 작가가 쓰는 글은 1번 계기부터 다시 시작하기 수월합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사랑받는 글을 쓰는 '훅'모델을 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