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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Feb 24. 2020

나는 노후준비를 독서로 한다

루이즈 애런슨 <나이듦에 관하여>

 2020년은 저에게 새롭습니다. 만 나이로도 서른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새해가 시작될 때쯤 2개의 노래를 많이 들었습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김필이 리메이크한 <청춘>입니다. 두 곡 모두 잡을 수 없는 청춘을 아쉬워하는 감정을 녹인 노래입니다.

(L) 김광석 <서른 즈음에> (R) 김필(feat. 김창완) <청춘>

 지나간 청춘을 우리 사회가 아쉬워하는지 노래 가사는 말해줍니다. 청춘을 인생에서 만개한 꽃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노인에 대한 인식은 청춘과 정반대입니다. 대다수의 사람은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서른 즈음에>와 <청춘>을 수없이 듣는 이유도 청춘이 지나가는 걸 아쉬워하고 나이 드는 걸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루이즈 에런슨의 <나이듦에 관하여>
"흔히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 주는 그림입니다."
 "이 세로축은 뭔가요?" 내가 물었다.
 사람이 나이 들수록 어떤 면에서 점점 떨어진다는 통념이 우리 사회에 있느냐는 뜻이었다.
 "뭐든지요." 교수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모든 면에서 그렇죠."

 노인의학 전문의인 루이즈 에런슨은 <나이듦에 관하여>에서는 나이듦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외에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의료계에서 노인이 얼마나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지 또한 여실히 보여줍니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사회에서 저자는 희망의 여지는 있다고 말합니다. 노인의 동의어인 '어르신'에는 사회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노인이라는 단어를 듣고 학생들이 주름살, 굽은 허리, 굼뜬 움직임, 대머리, 백발을 떠올렸을 때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쇠약함, 힘이 없음, 기력 없음, 골골 거림이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다. (...)
 반면에 어르신이라는 표현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지혜로움이라고 했다. 그밖에 존경, 리더십, 경험, 권력, 재력, 지식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누구나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밖에 없다면 부정적인 이미지인 '노인'이 아닌 긍정적인 이미지인 '어르신'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르신으로 늙기 위해서 서른이 된 저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어르신이 되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

독서

 70대 중반 이후의 인생이 이렇게 즐거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중 하나이고 말이다. (...) 아버지는 아흔넷에 돌아가셨는데, 생전에 80대가 당신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10년이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딱 요즘 내 심정처럼 당시의 아버지는 정신세계와 통찰력이 쪼그라들지 않고 정반대로 넓고 깊어진다는 걸 알아챘던 것 같다. 인생을 오래 살았고 타인의 삶에도 두루 감응한 사람만이 이를 수 있는 경지다.

 70대가 넘어가서는 경제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는지 통계적으로 생산가능 인구(15세~65세)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만큼 여유시간이 많습니다. 70대가 넘어서 시간이 많은 만큼 독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시간과 책을 살만큼의 돈만 있으면 확실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독서로 얻는 지적 즐거움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습니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는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면 인터넷 매체에 익숙해져서 깊이 읽기가 어려워지며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이는 우리 뇌가 경험과 환경, 필요에 의해서 변하기(뇌 가소성) 때문입니다.

 반대로 책을 계속 읽으면 뇌는 책 읽는 뇌로 변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뇌로 만들어서 노후에도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지금부터 책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 40년 동안 꾸준히 책을 즐기다 보면 정신세계와 통찰력이 깊어진다는 느낌은 덤으로 얻게 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어르신이 될 것입니다. 

 

노후 자금

 어르신 이미지에는 권력과 재력이 있습니다. 지금은 권력과 재력은 없지만, 어르신이 되기까지 40년의 시간이 있습니다. 김성일의 <마법의 연금 굴리기>는 제도와 시간을 이용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자산배분투자를 알려줍니다.

 현재 <마법의 연금 굴리기>에서 배운 포트폴리오를 적극 이용해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장기투자의 장점은 자산 가치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우상향 하는 두 가지의 투자 자산에 투자한다면 손실회피 편향(얻은 것의 가치보다 잃은 것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는 것)을 줄이면서 장기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서 <마법의 연금 굴리기>에서 소개한 개인연금펀드와 퇴직연금의 제도를 이용해서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 상품은 절세상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개인연금은 55세 이후 개시가 가능하며, 퇴직연금은 회사를 퇴직 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절세 혜택 반납은 물론 해지가산세까지 부과됩니다. 해지가 어려운 제도를 이용해서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빠르게는 아닐지라도 확실하게 노후자금은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L) 연금계좌 종류 ⓒ한화생명, (R) 연금저축 조건 ⓒ뱅크샐러드


어르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할 것

 건강한 노년기 혹은 성공적인 노년기라는 말이 유독 자주 들려오는 요즘이다. (...)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젊은 노인과 속까지 시들어 꺼져 가는 진짜 노인을 구분하는 신조어들이 하루가 멀다고 생겨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입니다. <나이듦에 관하여>에서는 건강이 무너져서 순식간에 무기력과 수치심에 빠지는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의료체계에 대한 비판이 바탕이지만,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선입니다.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을 통해서 장 건강을 위해서 주 1회 간헐적 단식을 하고, 비타민D와 같은 건강보조제를 먹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통해서 잠을 7시간 이상 자고 있기도 합니다. 건강에 신경 쓰고 있기는 하지만, 부족한 것은 운동량입니다. 독서와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핑계로 팔굽혀 펴기와 스쿼트로 최소한의 운동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드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거스를 수 없다면 올바른 방향을 향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않는 뇌>, <마법의 연금 굴리기>,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나이듦에 관하여>로 4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방향이 보입니다. 독서에서 배운 것을 실천해나간다면 나이가 들어서 '꼰대'와 '노인'이 아니라 '멘토'와 '어르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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