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이 Feb 29. 2020

천연자원은 경제발전의 축복일까 저주일까

<부의 탄생> X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습니다.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을 팔아서 많은 부를 축적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같은 나라들이 부럽습니다. 우연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나라를 세웠고 넘치는 천연자원을 팔아서 노력 없이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를 저절로 축적할 수 있어서 천연자원은 축복입니다. 그렇지만 윌리엄 번스타인의 <부의 탄생>에서는 천연자원은 축복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저주라고 말합니다.

윌리엄 번스타인 <부의 탄생>
부와 자연적 부존자원 사이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듯하다. 합스부르크 제국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자이르에 눈길을 돌려보라. 풍부한 천연자원이 저주라는 결론을 쉽게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 번스타인 <부의 탄생>

 풍부한 천연자원이 저주라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다는 번스타인의 말과 달리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습니다. 천연자원이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나라 베네수엘라를 살펴보면서 천연자원이 저주라는 사실을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

 전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라는 타이틀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멕시코의 아래, 브라질의 위에 위치해있습니다.  베네수엘라를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초인플레이션과 어려운 경기 상황, 많은 천연자원 보유를 떠올립니다. 그만큼 천연자원이 경제발전의 축복인지 저주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어려운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천연자원으로 1980년대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복지 인프라가 좋았습니다. 물론 인프라 구축의 돈은 석유에서 나왔습니다. 국가 수입의 90%가 석유에서 나왔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기가 변곡점을 맞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석유 재정으로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면서부터입니다. 1997년 정권교체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빈부격차인데요.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표를 얻기 위해서 전기요금을 낮췄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도 많지만 수력발전을 하기에 가장 용이한 나라 이기도합니다. 넘쳐나는 천연자원으로 원활한 전력공급을 하면 되지만, 기술력과 부패가 만연한 베네수엘라 제도는 천연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전기 생산비용은 높은데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전기요금을 낮추는 선심성 정책을 펼친 것이죠.

 석유 생산 또한 생산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석유회사를 공기업 화하였는데요. 미국과 마찰이 있는 베네수엘라는 자국 석유회사에 해외 자본 투자가 불가능하였습니다. 외국회사와 합작도 되지 않아서 기술력이 부재했습니다. 석유를 제대로 캐지 못한 것이죠. 게다가 세계적인 석유 가격을 계속 떨어집니다.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캘 자본과 기술력은 부재하며, 캐낼 이유조차 사라져 갑니다. 채굴 비용이 감당이 안되어서 계속 매장되어 있는 현재 상황입니다.

ⓒ대한석유협회 (단위:달러)

 베네수엘라 정부는 믿었던 석유에게서 소득을 얻지 못하자 돈을 마구 찍어서 충당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2017년부터 통계자료를 발표를 안 했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추정치로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데요. 2019년 인플레이션은 16만%(1,600배)입니다.

 정부에서는 초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서 세금을 걷기 시작합니다. 부가세를 12%에서 16%로 인상합니다. 또한 외화보유액을 지키기 위해서 보호무역을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다가 화폐개혁을 통해서 뒤에 0을 5개를 없애버립니다. 그러나 이는 공공요금 상승으로 이어졌고, 국민들의 비판에 최저임금을 30배나 인상하였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물가상승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전기요금을 낮추는 선심성 정책이 돌고 돌아서 공공요금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 모든 악순환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어려운 경기 상황을 감안해서 생산성이 낮더라도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팔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석유산업은 금융거래가 필수입니다. 석유는 달러로 거래됩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래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중국에 손을 내밉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투자를 하고 베네수엘라는 중국에 석유를 보내주는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석유를 팔고 있는데도 지금의 경기 상황이 어려운 것이 지금 베네수엘라 경제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윌리엄 번스타인이 <부의 탄생>에서 베네수엘라가 악순환에 빠진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상업적 기업활동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고 땀을 흘림으로써 이루어지는 부의 생산은 건전한 제도를 촉진하고 더 많은 부를 낳는다.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제한된 수의 구멍을 원천으로 한 부의 생산은 지대추구와 부패를 낳는다.

윌리엄 번스타인 <부의 탄생>

천연자원은 저주이기만 할까

클레멘스 봄스도르프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

 그렇다면 천연자원은 저주이기만 할까요? 클레멘스 봄스도르프의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에서는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를 비교하였습니다. 네덜란드가 막대한 양의 가스를 발견했을 때 자국의 에너지 산업은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면서 많은 자금을 빨아들였습니다. 반대로 다른 산업은 등한데 되었죠. 해외에서 유입된 막대한 외화로 굴덴화(네덜란드 화폐 단위) 환율이 급등했고, 에너지 산업을 제외한 다른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굴덴화의 강세로 네덜란드 소비자들의 수입수요가 증가하면서 내수 산업이 몰락했습니다. 훗날 경제학자들은 이를 '네덜란드 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노르웨이는 네덜란드와 달리 원유 판매로 들어오는 수입을 해외에 투자하면서 노르웨이 크로네화의 절상 압박을 막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산업 부문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적절한 제도와 경제 정책은 노르웨이를 천연자원의 저주로부터 막아냈습니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부의 탄생>에서 천연자원은 경제활동에 저주라는 점을 베네수엘라의 현재를 살펴보면서 알아보았습니다. 클레멘스 봄스도르프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를 통해서는 천연자원도 적절한 제도와 경제 정책이 있다면 천연자원은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알아보았습니다.

 천연자원이 축복이 될 수도 있고, 저주가 될 수 있게 만드는 차이는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천연자원을 축복으로 만드는 무형자산은 천연자원 외에도 현대 사회의 부를 탄생시킵니다. <부의 탄생>에서는 시민권, 과학적 방법, 현대적인 자본시장, 중요한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사람과 재화를 수송할 능력 이 4가지가 현대 사회에서 부를 탄생시키는 무형자산이라고 말합니다. 다음에는 이 4가지 무형자산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나라 경제사의 황금기는 언제일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