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X 우디 앨런 <미드나잇 인 파리>
If you stay here, it becomes your present then pretty soon you will start imaging another time was really your golden time. That's what the present is. It's a little unsatisfying because life is so a little unsatisfying.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아무래도 이 책은 전근대 시대에 대한 낭만적인 생각을 파괴하는 악역을 담당할 것 같다. 산업혁명으로 근대 경제성장이 시작되기 이전의 사회는 '맬서스 함정'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술 진보의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더라도 인구 증가로 인해 생활수준의 지속적인 상승은 거의 불가능한 시대였다. 우리는 식량 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기근이 반복되는 세계를 쉽게 상상항 수 없다.
김재호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p.14
이러한 경제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한다. '기적'을 간단히 설명할 수는 없다. 나라 안팎의 수많은 요인이 절묘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우선 후진국에서도 공업화를 시작할 수 있는 유리한 국제 환경이 제공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의 공업 기술이 고도화되고 임금이 급속히 상승하게 됨에 따라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은 채산성이 맞지 않게 됐다. 공장을 후진국으로 옮기거나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공업 부문뿐만 아니라 전자, 조선, 철강, 자동차와 같은 중화학공업 부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선두에서 한국과 대만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를 이끄는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양'과 같은 공업화가 진행되었다.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p.271
성장률이 낮다고 고도성장기의 정책을 다시 불러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를 바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문제는 성장률 하락이 급격히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부 부문이나 민간 부문 모두 낮은 성장률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적절한 성장률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다는 점이다.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p.282
노동과 자본으로 대별되는 생산요소의 양적인 투입 증가로 성장하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기술혁신에 의해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경제성장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 표준화된 지식을 수입하여 학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 전반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지식이 유용할 것인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지식과 직결된 기술의 장기적인 경향은 큭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1) 기계를 이용한 인간 능력의 확장, (2) 질병과 노화의 극복, (3) 경제적인 에너지의 개발.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