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다크호스>
회사에 친한 형이 있는데 옆에서 볼 때면 완벽해 보인다. 자신의 목표가 뚜렷할 때는 이를 효율적으로 달성한다. 고등학생 때는 전교 1등도 해봤고, 국내 명문대학교에서 4점이 넘는 평점을 받고 졸업을 했다. 그에 비해서 나는 고등학생 때는 반에서 10등 안에 들어본 적이 없으며, 지방 국립대를 졸업했다. 같이 업무 관련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데 효율적으로 공부한 형은 합격한 반면에 나는 떨어졌다. 같이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운동 신경이 뛰어난 형은 잘하는데 비해서, 나는 수업의 진도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그 형은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나는 부족한 사람이었다.
항상 친하게 지냈지만 남모르게 비교하고 질투했었다. 능력이 뛰어난 형은 평균 이상의 사람이었고, 나는 평균 이하라는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평균 이하라는 생각으로 무기력해졌고 비교는 점점 심해졌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던 건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을 읽고 나서다.
우리는 평균주의에서 벗어나 개개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평균의 종말>에서는 3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들쭉날쭉의 원칙, 맥락의 원칙, 경로의 원칙이다. 들쭉날쭉의 원칙은 평균값은 같을지라도 각각의 능력은 들쭉날쭉하게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맥락의 원칙은 상황과 사람 관계처럼 맥락에 따라 그 능력이 달라진다는 원칙이다. 경로의 원칙은 같은 결과를 만들었어도 그 과정(경로)은 다르다는 원칙이다.
평균주의에서 벗어나 개개인을 살펴보라는 <평균의 종말>을 통해서 비교를 멈추고 나의 능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작한 것이 경제공부였다. 학창 시절에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다. 문제 속에 숨어있는 법칙을 찾고 맞추는 것이 재밌었다. 대학생 때는 심리학과 뇌과학에 관심이 있었다. 서툰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고민에서 관심이 있었다. 우연찮게도 수학과 심리학의 교집합이 경제였고, 지금은 경제 관련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게 재미있다.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의 <다크호스>는 경제 공부를 하는 것에 용기를 주었다. 경사가 다른 우수성의 지형을 계속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수성의 다양함과 미시적 동기의 개개인성, 불분명한 장점을 믿고 받아들이면 경사 상스의 수학을 통해 목적지를 모르는 채로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열정과 목표, 성취감의 설계에 계속 집중하면 언젠가 개인적 우수성의 정상에 오를 거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토드 로즈&오기 오가스 <다크호스>
완벽해 보였던 형과는 이제 같은 공간에서 일하지 않는다. 그 형은 결혼과 동시에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고, 나 또한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연락이 뜸하던 차에 최근에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촉발된 미국 증시와 국제 유가의 폭락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 물어보고 싶어서 연락을 했다고 한다.
둘이서 술마실 때면 재테크는 이렇게 해야하고, 경제공부가 재밌다며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경제적 이슈에 대해서 떠들어댔으니 내 관심사가 경제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운동과 공부는 그 형보다는 부족하지만 독서와 글쓰기, 경제분야는 자신있다. 들쭉날쭉의 원칙은 옳았다. 더 이상 누구와의 비교를 멈추고 나의 능력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