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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Mar 21. 2020

처음 겪는 폭락장의 공포에서 많은 걸 배웠다

 2020년 3월은 주식시장에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을 비롯하여 전 세계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촉발된 공포는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공장 가동을 멈추게 만들었다. 각 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반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적극적인 시장 참여자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투기자들은 언제나 잘못되거나 재산을 잃을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의 장구한 역사 구석구석에는 거액을 걸었다가 재산을 탕진한 이야기가 산재해 있다.

피터 번스타인 <리스크> p.501

 '98년 IMF와 '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학생이었다.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게임보다도 관심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여윳돈이 생기자 나는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를 품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5:5의 비중으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었다. 음의 상관관계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 변동성에 대비하려고 노력했다. 경제 공부를 꾸준히 하고, 경제 뉴스를 챙겨보면서 실시간을 정보를 습득하려고 노력하기에 위기에 대응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변동성에 대비하고 책과 뉴스로 접한 지식은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미국 주식이 과대 평과 되어 있다는 전문가의 말은 1,2월 즘에 들었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의 칼럼을 통해서 '미국 주식은 20% 과대평가되어있다'라고 말하였다.

ⓒRemember Now

 하지만 미국 정부와 연준, 각 국 중앙은행은 리스크에 대해서 적절히 대처 가능하다고 믿었다. 믿음과 자신감은 오만과 손실로 돌아왔다.

 인간은 때로 한쪽으로 치우치는 비이성적인 생각을 한다. 그중에 하나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고통스러워한다는 손실회피 편향이 있다. 손실은 현실로 다가왔고 공포를 느꼈다. 지금이라도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주식시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도 왜 공포에 빠졌는지 이유를 찾아봤다. 여러 전문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


폭락의 원인과 해결책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정리해봤다. G7(세계 주요 7개국)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정책 공조를 약속하고 다음 날 국경을 폐쇄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유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여 유가는 역사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미국의 규모가 작은 셰일 기업들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활동(소비와 생산)이 위축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실물경제의 불안감이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 번졌다.

 공포의 시장에서 가장 좋은 소식은 당연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일 것이다.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치료제를 써봐서 잘 먹힌다면 5월 즈음에 나온다고 하며, 백신은 빨라야 1년 반은 걸린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없앨 수 없다면, 효과적인 정책으로 경제를 불황의 늪에서 건져내야 한다.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한은행 AI 자본시장분석팀 오건영 팀장은 양적완화(QE)보다는 질적완화(QQE)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해소와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의 국채나 여타 다양한 금융 자산의 매입을 통해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권이 채권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의 어려움이 위기의  시작이었다. 이럴 때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은 채권 사장에 유동성을 확보해줬고 금융권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08년과 달리 올해는 실물경제의 어려움에서 시작한 지금의 위기는 양적완화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말이다. 연준이 양적완화로 채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은행을 물가로 데려갔지만,  은행이 어려움을 겪는 회사의 회사채를 사는 건(물을 마시는 행위는) 은행에게 달렸다. 은행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회사채를 매입할 의무가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질적완화이다. 연준에서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 시작했지만, 단기적인 유동성 공급은 실효성이 적다. 결국은 은행이 어려움을 망할 것 같아서 사주지 않는 회사채를 연준에서 매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에서 회사채를 매입한다면 시장은 안정화될 것이다. 하지만 연준에서 회사채를 매입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의회는 갈등이 심하다.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 당시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장이 연설문을 찢는 장면은 갈등을 표면적으로 보여준다.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찢는 낸시 펠로시 의장. ⓒ뉴시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장세는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가득 찬 공동체는 힘을 합쳐 최선의 결정을 기대하기엔 힘든 현실이다. 회복이 불가능해 보이는 손실은 공포로 다가왔다.


공포에서 벗어나 기회를 생각한다

 지금은 멈추지 않을 것만 같은 공포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50%의 비율로 가지고 있던 채권의 가격은 연준의 금리 인하로 오히려 상승했다. 가격이 올라 간 채권을 팔고 저렴해진 자산을 매입할 기회로 생각하니, 오히려 흥분되었다. 음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을 분산 투자하여 올라간 자산을 팔고, 낮아진 자산을 사는 것을 리벨런싱이라고 한다. 적극적인 리벨런싱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은 문제는 어떤 자산이 많은 이익을 실현해주는지 선택하는 것이다. 분석과 공부를 통해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만 남았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 TV>에 소개된 말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 3년, 5년 뒤에는 내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 일은 알 수 없으니 기회가 왔을 때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 내라는 것이 워런 버핏의 가르침이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용기내야 하고,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 조심해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기업 골라내기에 써야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배 이상 기업들은 수두룩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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