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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Mar 09. 2020

이제야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 같다

켄 베인 <최고의 공부>

 독서라는 행동이 자기 발전에서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독서라는 행동으로 인생의 변화를 가져올 만큼 큰 효용을 느낀 사람은 많지 않다. 독서로 인생이 변했다는 수많은 글과 영상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줬지만, 책 읽는 건 따분했고 인생의 변화는 지지부진했다. 답답한 마음에 찾아본 것은 독서법과 관련된 책들이다.

책장 한 칸을 채운 독서법 관련 책들

 여러 권의 독서법 관련 책을 읽으면서 '다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실천은 작년부터 시작했다. 속는 셈 치고 매일 같이 읽기 시작했다. 일 년 넘게 나름 열심히 읽은 결과 이제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느낌에만 그치지 않고 과학적이라는 것을 켄 베인의 <최고의 공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능동적 책 읽기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 읽는 책과 전에 읽었던 다른 글들이 서로 일치하고 불일치하는 점들을 인지한다. 두 저자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 또는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입장에서는 일치하거나 다를 수 있다.

켄 베인 <최고의 공부> p.298

 요즘 들어 책을 읽을 때 내 머릿속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나온다. 대부분 무가치한 아이디어지만,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 괜찮다 싶은 것들은 대부분 과거에 읽었던 책이나 영화와 연결되어 그려진 것들이다. 브런치에 남긴 글들은 대부분 이런 아이디어를 옮긴 것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친한 친구와 같이 카페에 간다. 불금에 남자 둘이서 뭘 할까 싶지만, 카페에서 90분 동안 책을 읽는다. 평소에 독서 예찬론자였던 내가 친구를 끌어들인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책 내용 또는 일상의 긍정적인 생각과 변화를 공유한다. 독서를 시작한 친구가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작은 성공을 거두고,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말할 때면 전파를 한 입장에서 굉장히 뿌듯하다.

 어느 날은 친구가 책에 집중이 되지 않았던지, 나에게 책을 언제까지 읽어야 하는지 물어봤다. 부족하지만 그동안 주워 들어왔던 얘기를 해줬다.

ⓒ아시아교육연구
 어느 연구에서 양궁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뇌를 촬영해봤더니, 숙련자의 뇌가 비숙련자에 비해 덜 활성화되었다고 하더라고. 이처럼 인간의 뇌는 어떤 행동을 반복하면 그 행동에 적합하게 변하려고 하는데 이를 '뇌 가소성'이라고 말하는데, 독서도 마찬가지로 계속하면 머리를 덜 써도 될 만큼 익숙해진다고 해. 익숙해진 만큼 책을 읽을 때 딴생각을 할 여유가 생기는데, 다른 생각이 지금 읽고 있는 책 내용과 연결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될 만큼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와 친구가 나눈 대화 속에 <최고의 공부>에서 말한 '능동적 책 읽기'의 의미가 섞여있다고 생각한다. 능동적 책 읽기를 스스로 정의 내린 지금에서야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것 같다.


 <최고의 공부>에서는 최고의 학생들이 하는 책 읽기 방법을 알려준다. 그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에 30~60분 동안 그 책에 대한 질문들을 생각합니다." 목록이나 도표가 있는가?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이 책은 시리즈 중 한 권인가? 그렇다면 그 시리즈의 목적은 무엇이고, 이 책은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나는 이 책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나는 어떤 의문에 답하려고 하는가? 이 책은 그 의문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가, 아니면 내 주된 관심사에서 조금 벗어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가? 나는 학술 논문의 초록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초록을 읽어야 할까?

  켄 베인 <최고의 공부> p.296

 다독을 목표로 책을 읽어온 습관은 책 권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하도록 만들었다. 빨리 읽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은 비판적인 생각을 막아놓았다. 더 능동적인 책 읽기를 하기 위해서는 권수를 채우려는 욕심보다는 내용을 추론해보고 비판하는 시간을 늘려나갈 것을 권유한다.

 '정답'을 찾기 전에 추측하고 짐작하는 습관을 기른 사람들은 흔치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융통성 있는 전문가가 될 확률이 높다.

 켄 베인 <최고의 공부> p.295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최고의 공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야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는 믿음과 함께 최고의 공부를 하고 있다는 확신은 나에게 확실한 동기가 되었다. 앞으로 책을 놓을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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