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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Apr 18. 2020

삶을 변화시킨 군대에서의 운동

켈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삶이 어떤 계기로 인하여 어느 순간 변화를 겪은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다. 군대를 다녀오기 전과 후다. 입대는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나태하고 사람을 꺼리던 학창 시절에서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적극적이고 활기차게 사람들과 교류하는 대학생활을 즐겼다. 복학하고 만난 친구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사람이 바뀌었냐고 물어봤다.

 변화의 계기를 전역하고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군대에서 했던 운동이었다. 학창 시절 추억은 학교에서 늦은 시간까지 자습하고 집에서 새벽까지 게임을 했다. 잠은 부족했으며 수동적인 공부에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악순환 속에서 운동은 단지 귀찮은 활동이었다.

 그러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육군에 입대하게 되었다. 군대의 단점은 세상과의 단절과 통제다. 혈기왕성한 청년에게 수많은 자극을 주는 사회와의 단절은 지루하며 통제된 삶은 뜻을 펼치기에 답답한 것이 군대다. 그러나 나에게는 달랐다. 세상과 연결되어 있어도 컴퓨터 게임과 같은 단순한 쾌락을 끝없이 추구하던 나에게는 단절과 통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었다.

 입대 전에는 불규칙한 생활에서 군대에서 규칙적인 생활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긍정적인 생각을 끄집어내 주었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2km 달리기는 무거웠던 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년 안 되는 군생활 동안 누적된 긍정적인 생각과 건강해진 몸은 기존의 삶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켈리 맥고니걸 박사의 <움직임의 힘>에서 말하는 즐거움과 정체성, 소속감과 희망의 4가지 키워드가 내 삶이 군대에서 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움직임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정체성, 소속감과 희망을 제공한다. 또 우리를 유익한 곳으로 인도한다. 그곳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거친 환경이든, 우리를 지지하는 공동체가 있는 곳이든 상관없다. 움직임은 사회적 연결을 더 쉽게 해 주고 자기 초월감을 맛보게 해 준다.

 켈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학창 시절에도 게임 속에서 보스를 잡기 위해서 한 협력은 했다. 움직임이 없는 협력은 즐거움을 줬지만 공동체와 소속감, 더 나아가서 희망은 없었다. 그러나 군대에서는 정체성과 소속감을 느끼기 충분했고, 규칙적인 운동은 즐거웠다. 삶의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운동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변화의 이유는 신체 활동은 인간의 본능이며, 운동은 우리의 본능적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신체 활동은 인간이 수천 년 동안 갈고닦아 온 본능적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집요하게 달려들고 서로 협동하고 도우면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능력, 미래에 투자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며 고난을 견디는 능력. 미래에 투자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며 고난을 견디는 능력. 약자를 지키고 보호하는 능력.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주변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하는 능력. 은혜를 갚고 도움을 베풀며 서로 끌어주는 능력. 움직임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성취하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은 바로 즐거움이다. 즐거움은 러너스 하이의 신경화학, 동기화된 움직임의 흥겨움, 자연 속에서의 일체감을 단단히 묶어준다. 우리를 각종 의식과 음악으로 이끌어주고,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타인과 협력하게 하고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게 된다. 움직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우리 안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이끌어낸다. 즐거움이나 뿌듯함 같은 일시적 기분에서뿐만 아니라 행복이라는 단어의 가장 심오한 의미에서도 그렇다. 우리가 움직임으로 맛보는 행복은 뚜렷한 목적의식과 소속감에서 나오는 행복이요, 희망이라는 말로 가장 잘 묘사되는 행복이다.

켈리 맥고니걸 <움직임의 힘>

     군대에서 시작한 운동에서 찾아온 변화를 운 좋게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독서로 새로운 생각을 하고, 글로 나를 표현하고 있으며, 조깅으로 긍정적이고 활기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운동이 아니었으면 없었을 것이다. 내 삶은 분명히 변했다. 혹시나 무기력하고 삶에 희망이 없다면 땀을 흘릴 수 있는 신체 활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부족한 내가 변한 것처럼 누구라도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신체 활동은 켈리 맥고니걸 박사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본능이고 운동은 본능적 능력을 발휘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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