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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May 16. 2020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조던 김장섭 <내일의 부>

미국의 1등 주식을 산다.

미국 1등과 2등의 시가총액 차이가 10% 이내라면 50:50 비율로 가지고 있다가, 역전되면 갈아탄다.

나스닥 기준으로 시가 대비 종가가 -3%가 되면 보유 주식을 팔고 미국 20년 장기국채(TLT)로 갈아탄다.

위기가 찾아온다면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공황일 때 원달러 환율은 올라가므로(달러 가치 상승, 원화 가치 하락) 보유한 달러를 환전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3%가 뜨고 한 달 동안 -3%가 안 뜨면 다시 1등 주식을 산다

 위에 나열한 것은 <내일의 부>에서 알려주는 주식투자 매뉴얼이다. -3%가 보이면 주식을 매도하기에 독자들은 보통 '마삼 법칙'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40년의 나스닥 시장을 분석한 결과 -3%가 뜬다면 주식시장에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때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서 -3% 이상이 한 달에 4번 발생하면 공황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에 확인해 볼 수 있다.

조던 김장섭 <내일의 부>

 멀리 가지 않고 올해 3월 코로나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공황에 <내일의 부>에서 말하는 매뉴얼을 대입해볼 수 있다. 2월 24일에 나스닥이 -3% 이상 하락했다.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신호인 것이다. 그 이후 -3% 이상 하락장이 4번 이상 발생했으며 경제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2월 24일에 주식을 팔았다면 3월의 폭락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일의 부>의 저자 조던 김장섭은 미국 장기국채로 갈아탔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로 오히려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한다.

2월부터  4월 초까지 나스닥 종합지수

 <내일의 부>를 1월 중에 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지금이라도 대응 방법을 알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지금은 어떠한 상태인지 살펴보았다.

4월 말부터 지금까지의 나스닥 종합지수

 5월 1일에 -3% 이상의 매도 신호가 눈에 띈다. 연준이 돈을 어마 무시하게 풀었다. 미국 정부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정부도 엄청난 재정을 풀려고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락다운 조치가 조만간 풀려 경제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등하였다. 전염병으로 비대면 산업은 미래의 산업으로 조명받아서 해당 회사의 주식은 52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건 바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진짜 위기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곳에서 터질 수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의 긴장감을 점점 고조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해 세계화는 역행하고 있다.

 매뉴얼 대로라면 5월 1일에 보유한 주식을 팔고 미국 장기 국채로 넘어가야 한다. 미국 기준금리가 0~0.25%인 지금 미국 국채에 투자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어제(5월 15일) 유튜브 <삼프로TV>에서 신한은행 오건영 팀장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https://youtu.be/D38C3ufImzg

 영상의 내용이 어렵지만 조금 정리해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마이너스 금리를 원할까. 재정을 마련하려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시중에서 막대한 양의 국채를 소화하려면 돈이 흐르지 않는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 여기서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면 미국 시중은행이 가지고 있는 초과지급준비금의 3조 달러 정도를 국채 매입에 쓰도록 유도할 수 있기에 국채 발행에 부담이 없다. 게다가 주가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미국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절대 반대하고 있다. 먼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유럽 중앙은행과 BOJ(Bank Of Japan)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의 목적은 경기 침체가 걱정되면 금리 인하를 하여 유동성을 공급하고, 경기 과열이 우려되면 금리 상승을 통해 자산 가격의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코로나 위기 이후 경기가 더 침체되었음에도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통화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유럽과 일본의 시중 은행이 어려워지고 있다.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으로 먹고사는 은행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미국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MMF(Money Market Fund)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더 어렵다. MMF는 주로 단기 국가채와 회사채(CP)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되면 국가채의 수익은 손실을 입게 되고 3~4조 달러의 MMF 시장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국에 마이너스 금리는 이처럼 의견 대립이 뚜렷하다. 그러나 오건영 팀장이 도입할 것만 같다고 느끼는 이유가 과거 미국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태도에 있었다. 과거에 파월 의장은 절대 안 된다는 정책에 시장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발작을 일으키면 정책 의지를 꺾고 시장을 달래줬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입는 한, 미국도 이런 선물(gift)을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미국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다면 채권 가격은 어떻게 될까? 유럽과 일본의 시중은행이 그랬던 것처럼 초과지급준비금이 장기 국채를 사는데 쓰일 것이다. 너도나도 사려고 하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상승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시기는 당연히 모른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 시장은 나보다 똑똑하다. 40년 동안의 똑똑한 시장을 보고 대응한다면 적어도 잃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은 투자의 원칙 두 가지를 말했다. 첫 번째는 잃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강물에 계속 떠있으면 언젠가는 바다로 향해간다. <내일의 부>는 소중한 자산을 잃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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