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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Jul 26. 2020

역사는 계속 변할 것이다

타밈 안사리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X 오건영 <부의 대이동>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갑작스럽게 바뀔 수 있을까.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받은 급여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일상이 바뀐다는 걸 상상하기 힘들다. 내 일상이 영원할 것만 같다.

 그렇지만 시간을 늘려보면 내 일상도 많이 변했다. 10년 전 주말 아침에는 전날 숙취와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은 등산을 가거나 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상으로 바뀌었다. 시간을 늘려보면 내 일상은 참 많이도 변했다. 개인의 일상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데, 인류의 역사는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다만 서서히 익숙해지고 적응하면서 잊혀 가는 것일 뿐이다.

 타밈 안사리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는 인류 역사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역사의 변곡점을 살펴보면 지금 영원할 것 같은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탄생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 역사는 3가지의 영향으로 변해왔다. 환경, 도구, 언어는 인류의 발전 방향을 변화시켜왔다. 나일강,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황허강에서 시작한 농민 문화와 농업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유목민들의 문명이 생겨났다.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다른 세계가 탄생한 것이다.

 이 두 세계는 서로 충돌하면서 역사를 진행해왔다. 영원히 풍족할 것 같았던 농업 문명은 유목 문명의 침략을 막지 못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몽골 제국의 탄생은 유목 민족의 전성기였다. 말이라는 기동력을 극대화한 도구를 사용한 유목 민족은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거침없었던 몽골 제국은 중앙아시아를 넘어 러시아까지 차지했고, 이제 흑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기독교 왕국인 유럽을 정복할 일만 남았다. 그러나 우연의 일치로 몽골 제국의 정복자는 병을 얻어 사망하게 됐고, 몽골군은 정복을 멈추었다. 기독교 왕국에게는 천운일 수가 없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없지만, 몽골 군이 유럽에 진군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 시기 유럽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는데 바로 십자군 전쟁이었다. 십자군 전쟁은 유럽을 '하나의 유럽'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한 유럽은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중세시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으로 중국에서 사용하던 도구인 화약과 종이, 나침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세계의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였으며 교역의 중심망을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제국주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였다. 중국에서는 화약으로 폭죽만 터뜨렸다면, 유럽에서는 이를 이용해서 총을 만들었다. 새로운 무기는 무력으로 식민지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이제 세계의 중심은 유럽이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4대 강 문명은 유목 민족의 침략으로 멈췄다. 거대했던 몽골 제국은 정복자의 사망으로 쉽게 무너졌다. 세상의 중심이었던 중국은 유럽에게 주도권을 빼앗겼고, 아편전쟁으로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영원할 것만 같던 강대국의 몰락을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세계의 강대국은 미국이다. 1,2차 세계대전으로 부를 쌓은 미국은 막대한 군사력을 확보했다. 냉전시기 소련의 붕괴로 미국은 세계 1위 국가의 명성을 확실히 하였다.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게 군사력을 제공해주고 석유를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만들어서 자국의 화폐인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달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정해주는 화폐가 되었다.

오건영 <부의 대이동>

 

다른 나라 화폐가치에 비한 달러의 상대 평가는 달러 인덱스로 살펴볼 수 있다. 달러의 특징은 미국의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좋거나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일 때 강해진다. 반대로 미국보다 다른 나라의 경제가 좋으면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이 웃는 것 같다고 해서 달러 스마일이라고 부른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하여 달러의 가치는 매우 높다(달러 인덱스 94). 경제의 위기 국면에 있는 사회에서는 달러의 강세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다. 하지만 최근 달러 인덱스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는 유로화의 강세가 배경에 있다.

 유로화의 강세 배경에는 유럽연합의 경제회복 기금 7500억 유로(약 1030조 원)의 합의가 있었다. 유로화로 통화 정책의 통합은 이룬 유럽연합이었지만, 그동안 유럽 연합 내의 못 사는 나라를 왜 잘 사는 나라가 지원해줘야 하냐는 목소리에 재정 지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제회복 기금 합의는 유럽이 경제통합으로 나아가는 시작이라는 기대감으로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2년 이후 달러의 강세는 미국의 독보적인 성장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기축통화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2020년 상반기에 닥친 코로나 19에 우리나라와 중국, 유럽은 잘 대처하여 신규 확진자가 줄어든 반면, 미국은 여전히 7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인 Fed는 기준금리를 0%로 낮췄다. 코로나 19로 독보적인 성장 또한 확신하기 어렵다. 이에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를 일컫는 말이다. 달러라는 기축통화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자국 화폐 가치가 위협받아 팍스 아메리카나가 유지되는 현재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유럽연합의 새로운 국면, 코로나 19로 인한 미국의 경제위기는 역사는 계속 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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