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발 아리엘리 <후츠파> X 홍익희 <유대인 이야기>
꾸준한 진보를 이해해야 지식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새뮤얼 아브스만 <지식의 반감기>
지식은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변화 속에서도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식이 규칙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식은 반감기가 있으며, 수학의 법칙을 따른다. 일단 이 점을 인식하고 나면 눈부시게 돌아가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된 것이니라.
새뮤얼 아브스만 <지식의 반감기>
세계적인 수준에서 이스라엘 어린이의 학업 성취도는 뒤처지는 편이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수학과 과학 성취도는 하위 40퍼센트에 해당한다. 2015년 PISA 시험에 참가한 72개국 중 40위에 머물렀다. 이스라엘은 중국, 싱가포르, 일본, 한국,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비해 꾸준히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한편 페루, 인도네시아, 카타르, 콜롬비아보다는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 통계를 따르면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혁신 국가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며 놀라운 저력을 증명했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기술 기업이 성공하려면 수학, 과학, 재무, 경영 지식이 두루 필요하다. 그런데 세계적인 혁신 국가 이스라엘의 어린이들이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저조한 학업 성취도를 보이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높은 시험 성적을 얻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업가 및 혁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를 만큼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세계 경제포럼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 "현대 사회의 기술 발전으로 많은 학술 분야의 핵심과 교과 과정이 전례 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공계열에 입학한 학생이 학사 학위를 수료할 때쯤에는 1학년 때 학습한 지식의 약 50퍼센트가 이미 낡은 지식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중 진짜 쓸모 있는 지식은 얼마 안 된다. 게다가 우수한 학업 성적이 항상 과학적 혁신이나 뛰어난 사업 능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스라엘에는 뛰어난 지식을 갖추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다.
인발 아리엘리 <후츠파>
이스라엘이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중심지로 우뚝 선 데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양육 방식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의 부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머리를 가눌 수 있는 시기부터 이 세상을 겁 없이 자유롭게 탐험하도록 응원한다. 말이야 쉽지만 실제로 소중한 딸과 아들이 험한 세상과 부딪치는 모습을 보고도 나서지 않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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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와 지정학적 조건 탓인지 사람들은 엄청나게 효율적이고, 경각심이 높은 데다가, 대응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굉장히 혁신적이다.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고 곧장 행동에 나선다. 그 결과 삶을 살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재치 넘치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또한 이런 특징 덕분에 뛰어난 기업가가 다수 배출됐다.
인발 아리엘리 <후츠파>
현대 경제의 주인공 유대인의 성공비결 4가지 (brunch.co.kr)
개인적으로 <후츠파>에서는 이스라엘에 밝은 면만 보여주는 반쪽짜리 책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스라엘에도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영상을 보면 이스라엘의 어두운 면을 알 수 있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후츠파>에서 주로 다룬 기업가적 정신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스타트업을 건실한 회사로 세운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끝이다. 기업을 키워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고, 회사를 적정 가격에 판다.
이스라엘 1부 - 당신이 지금까지 몰랐던 이스라엘 [최준영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시즌2-10] - YouTube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닮은 부분이 많다. 한국전쟁을 겪고 분단국가인 상태에서 100년이 되지 않는 시간에 선진국 반열에 들은 한국과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위치에서 뛰어난 경제성장을 이뤄낸 이스라엘은 비슷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주로 유대인이 살고 있다. 유대인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이라면, 유대인은 현대 경제의 주인공으로써 서비스산업에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기업이 있다면, 이스라엘에는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성격이 강하다. 반대로 우리나라에는 재벌구조와 진학 위주의 교육에서 스타트업이 육성되기가 쉽지 않지만, 이스라엘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문화가 있다.
홍익희 교수는 <유대인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가 제조업의 한계를 인지하고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 책은 역사 속 유대인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는 역사를 통해 서비스 산업의 좌표를 확인하고자 함이요.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한 되새김질이기도 하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역사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홍익희 <유대인 이야기>
이스라엘의 기업가적 정신과 현대 경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4가지 성공 비결은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나아가는데 필요한 가치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새롭게 얻은 지식이 낡은 지식이 되기 전에 실천하는 것이 작지만 우리나라 발전의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