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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Mar 07. 2023

무제 2

1. 당신은 영성지능(spiritual intelligence)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영성지능이란, 하워드 가드너라는 하버드대학의 교육심리학자가 주장한 ‘다중지능이론’에 등장하는 9번째 지능을 말한다. 소위, 실존지능이라고도 불리는 이 지능은 9개의 지능 중에서 가장 상위의 역할, 즉 총사령관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꼭대기 지능에 해당한다. 군대로 비유하자면 다른 계급들을 조율하는 장군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랄까? 인간이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제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세상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하고, 다른 생명체와 타인을 위해 살아가려는 이타적인 마음 등을 일컫는 고도의 지능이다.

 현시대를 둘러보라. 양심이란 중요한 가치를 잃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가 막대한 돈을 추구하고, 명예를 위해 사람들과 다투며 시기와 질투로 누군가를 깎아내린다. 이러한 시대에 영성지능은 단순한 언어 능력이나 수학적 사고력과 같은 기본적인 지능들을 넘어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영성지능이 부족하면, 자신의 재주로 남에게 부정을 저지르거나, 세상의 윤리에 반하는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우리는 영성지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것을 기르기 위해 지속적인 훈련을 해야만 한다.          


 

 2. 반 고흐의 인생은 참으로 숭고하다.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같은 대표작을 보면 알 수 있듯, 자신의 그림으로 삶의 고뇌, 영적인 에너지, 예술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를 드러낸 거장이었다. 그의 사후, 그의 그림들은 불멸의 가치를 얻게 되었으며 천문학적인 금액에 거래가 이루어져 매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네덜란드에 위치해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고, 관광객들은 반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비행기 표를 끊고 네덜란드로 여행을 오고 있다. 

 과연 현대인들이 사랑하는 만큼 반 고흐의 인생은 행복했을까? 안타깝게도 그는 평생을 정신 질환에 시달렸으며, 생활고로 인해 동생 테오가 보내주는 돈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했고, 끝내 권총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 

 분명 21세기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관점으로 본다면 그의 인생은 ‘비극적’일 것이다. 허나 그의 인생은 우리가 쉽게 단언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한 면이 있으며, 그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예술관은 우리에게 숭고한 존엄을 불러일으킨다. 누가 뭐라 해도 그는 자신만의 길을 추구하고자 했던, 화가라는 꿈에 대해 순수한 동경을 지닌 청년이었다. 우리는 반 고흐가 남들처럼 평범한 길을 걷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 위인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3. 작가와 영화감독. 이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빛과 소금’ 같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보여주는 그들만의 관점과 인생에 대한 스토리를 사람들은 필요로 한다. 그들이 아니면 우리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이 누가 있겠는가? 

 펜이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현시대에 올수록 더욱 적합하게 적용되는 말에 해당한다. 우리는 보다 세련된 방식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대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인간만의 고등 정신 작용을 통해 ‘예술’을 보여주는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선보여서 칼을 전복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로우면서 동시에 강력한 방법이다. 

 나는 한때 작가와 영화감독 모두를 꿈꿨었다. 그들 모두 ‘표현’을 매개로 하는 훌륭한 직업이다. 이를 이뤄내기 위해, 자신만의 사상과 가치관을 독특하게 쌓아 올린 후, 그것을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표출해 내야 한다. 때로는 두렵다. 내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비난을, 또 누군가는 무관심을 보이며 아예 내 눈앞에서 등을 돌릴 수도 있다. 허나 그것은 모든 예술가가 경험 해야 할 숙명과 같은 것이 아닐까? 나는 봉준호 감독과 박찬욱 감독,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존경한다. 그들 모두 자신만의 길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다. 때로는 수세에 몰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오해를 사 죽음에 이를 뻔한 적도 있다. 그들의 고난을 통해 나는 느낀다. 예술에 있어서 고통은 자양분인 것임을. 위대한 작품을 꽃 피우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단계임을 말이다. 고통 없는 예술은 울림이 적을 수도 있다. 고통이 의무라고 할 순 없지만, 그것은 작품을 진정 향기나게 만들어주는 뮤즈의 울림 같은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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