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이 Mar 10. 2023

Raise up the flag!

힘을 내라, 모든 이들이여!

 인생이 나를 괴롭힐 때마다, 나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노래를 듣는다. 한 3분쯤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진다. 팝송도 좋고, 발라드도 좋고, 클래식도 좋다. 그저 머릿속을 잠시 여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노래라면 그 어떤 것이든지 OK.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노래가 없었으면 삶의 어려운 지점들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힘든 일이 일어날 때마다, 나를 다잡기 위해 노래를 듣는 것. 내가 사랑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오래전부터 즐겨온 나만의 건전한(?) 세상 탈출구에 해당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에 한명인 권진아의 신보가 얼마전에 출시되었다. 앨범명은 Raise up the flag. 깃발을 들어 올리라는 뜻이다. 노래는 이전에 그녀가 부른 이별 풍의 호소력 짙은 노래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번 앨범은 힘, 응원, 열정, 진정한 나와의 만남이 주된 정서를 이룬다. 듣는 사람을 위해 기분을 고양시키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그들에게 힘찬 기운을 건네주는 노랫말을 들려준다랄까? 특히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Raise up the flag에서는, 우리에게 너만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한다. 너에게 흘러나오는 영혼, 추구해야 할 길, 내면 깊은 곳에 흐르는 너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노래의 주된 메시지에 해당한다.     


 나는 과연 노래의 가사말처럼 살고 있었을까? 매사에 해야 할 일은 산더미고, 어쩐지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레스가 내 머릿속을 헤짚고 다니는 것만 같다. 그럴 때마다 종종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해본다. ‘이 일은 나에게 너무 어려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난 그런 위인이 못될텐데...’ ‘이제 포기해’ 결국 마음속에 담아둔 에너지는 고갈된다. 모든 것이 무섭기만 하다. 

 하지만 모든 고통과 고난은 용기의 뿌리가 되는 법. 권진아의 노래를 듣고, 슈퍼맨(?)으로 돌변한 나에게 머릿속에 문득 하나의 생각이 솟구쳐 올라온다. ‘내가 누군데 여기서 감히 포기를 해?’ 부정적인 에너지가 물밀듯이 밀려오다가, 그것은 지레짐작 나의 목소리에 겁을 먹고 내 몸 바깥으로 영영 날아가 버린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감정들이 나를 위로한다. 아직 뛸 수 있다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다며 나의 앞길을 축복해준다.     


 오,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이여. 모두 권진아의 신보를 들어보기를!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 음악을 듣는 당신은 참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남들은 당신을 욕할지도 모른다. 당신을 우스꽝스럽다며 말이다. 또한 당신을 무모하다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걸어가는 길이 너무나 멍청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 노래를 듣는 모든 이들을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묵묵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건투를 빈다고. 마지막으로 당신만의 깃발을 들어 올려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권진아의 음악과 하나가 된 이들이여, 모두들 Raise up the flag!

작가의 이전글 신에 대한 사색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