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무언가를 고민할 때, 포털이나 유튜브보다 ChatGPT를 먼저 켜게 됩니다. 초창기와 비교하면 답변의 질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 원하는 내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분명히 ChatGPT는 제가 하고 있는 기획 분야의 일을 훨씬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은 개운하지 않습니다. 일은 빨라졌는데, 핵심을 짚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선택지는 늘었는데, 의사결정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기보다, ChatGPT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게 되더군요.
편리함 뒤에 남은 찜찜함
ChatGPT를 쓰기 시작하면서,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충분히 생각을 하기 전에 질문부터 던지고 있으니 말이지요.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향도 기준도 없이
그저 “좋은 답”을 기대하며...
그러나 그 결과는 의외로 비슷했습니다. 정작 의사결정을 못한 채 뒤로 미루거나, 실행하지 못하고 저장만 늘려갔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기로 쌓인 파일들은 결국 다시 열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요.
문제를 정의하지 않아도 답이 나오는 시대
ChatGPT는 질문만 던지면 답을 줍니다. 문제가 명확하지 않아도, 대충 던진 질문에도 그럴듯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누가나 자연스럽게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왜 이 문제가 중요한지’를 충분히 생각하기 전에, 해결책부터 받아보는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이죠. 어느순간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는 시간 자체가 점점 ‘비효율적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요즘 저는 ChatGPT에게 질문을 던지기 전, '이걸 왜 고민하고 있는거지?', '이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를 의도적으로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택지는 늘었지만, 판단 기준은 사라졌다
ChatGPT는 항상 여러 개의 대안을 제시하곤 합니다. 하지만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판단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많은 선택지는 사고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대신 사고를 마비시켜버리더군요.
결국, 다음과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됩니다.
일단 저장
나중에 다시 보기
일단 넘어가기
이러한 현상은 생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판단 기준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고의 외주화가 일상이 된 순간
문제가 생겼을 때 ‘곱씹어 생각하기’보다 ‘바로 물어보기’가 익숙해진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고의 핵심 단계들이 아주 자연스레 사라집니다.
문제를 곱씹는 시간
맥락을 정리하는 과정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는 경험
이런 경험이 줄어들수록 사고력은 사용하지 않는 근육처럼 약해질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더 불안해지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고를 훈련하고 연습할 환경이 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AI 시대, 더 중요해진 것은 ‘사고력 훈련’
ChatGPT는 어떤 식이든 답을 줍니다. 하지만, 다음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어떤 답을 선택해야 할지
어떻게 실행해야 할지
ChatGPT를 그대로 쓰되 ‘생각을 자극하는 질문’을 습관화하면서 AI와 함께 비판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가 생성한 초안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다른 관점은 또 없을까?’와 같은 질문을 의식적으로 던지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AI 시대일수록, 사고력은 훈련을 통해서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좀더 정리된 글을 원하시면 블로그를 방문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donggam222/224114358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