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을 느끼는 그대에게. 혹은 나에게
입시라는 목표가 분명했던 학창시절에는
딱히 슬럼프가 없었는데
목표를 스스로 설정해야 하는 성인이 되고서는
오히려 슬럼프를 자주 겪는다.
일상에서 우울감을 느끼는 때를 생각해보면
열심히 뭔가를 했지만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목표가 있지만 나의 기대치만큼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던 것 같다.
20대부터 수도 없이 많은 슬럼프를 겪은 나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슬럼프 극복 방법은
<뭐라도 일단 하기>이다.
번아웃이 왔거나
우울한 기분으로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뭐라도 일단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다.
작은 거라도 일단 행동으로 옮기면
우울한 기분으로 멈춘 그 일도 다시 할 수 있다.
시험공부를 할 때 슬럼프가 오면
잠시 멈췄다가
억지로라도 다시 책을 읽고 문제를 풀었다.
그러면 또 어떻게 하루가 가고
그러다보면 다시 공부하고 싶은 상태가 됐다.
최근에는 딱히 몰입해서 하는 일이 없어서
나의 지금이 더없이 귀한 걸 알고 있음에도
소중한 하루들을 의미없이 흘려 보내는 것 같은 무력함에
큰 상실과 우울을 느꼈다.
그러다보니 더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지난 20대 터득한 것처럼
이번에도,
뭐라도 일단 하자는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글쓰기를 하겠다.
ㅣ
글쓰기를 한다.
생각을 실천으로 만드는 이 과정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몹시나 힘들었지만
일단 하고 나면
그래 나 이렇게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
잠깐 희미해졌던 생동감이 푸릇해진다.
한 편의 짧은 글을 올리기에 성공한 나는
벌써 세 편의 짧은 글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슬럼프의 장점은
슬럼프가 지나고 나면
직전보다 큰 원동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다가 또 슬럼프가 오면?
그때도 마찬가지.
다시 뭐라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