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어서야 알게 된 것들
지난 봄,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점포정리로 피어싱을 싸게 팔고 있는 가게를 마주쳤다.
홀린듯이 들어가서 귀도 뚫어주냐고 물었다.
예전에 피어싱 했다가 덧난 적이 있어서
그래도 나름 금으로 고르고 하나 뚫었다.
관리 방법 물어도 설명도 제대로 안해주고
며칠 지나도 붓기가 안 가라 앉는 게 느낌이 쎄했는데
주기적으로 붓고 피도 나고 염증도 생기고
고생고생하다가 결국 힘겹게 피어싱을 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리 피어싱을 싸게 팔았더라도
사후관리가 어려운 이제 곧 없어질 매장에서 귀를 뚫은 건
바보 같은 일이었다.
그때 생각했다.
뭐 할 때 싸다고 아무거나 하지 말자.
싼 건 싼 이유가 있다.
과거의 나는 돈을 주고 뭐를 하거나 뭐를 살 때
조금이라도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싸게 하는 걸 좋아했다.
서른이 되어서야
뭐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걸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제일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걸 깨닫는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최저가를 고르려던 마음을 멈추고 나에게 질문한다.
더 비싸질 가치가 있는데 잠시 싼 가격일까
아니면 정말 쌀 수밖에 없어서 싼 가격인걸까
싸다고 귀를 막 뚫어서 고생한 것처럼
싸다고 아무거나 사서 고생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