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전형도 정원외 전형이다.
요새 특성화 고등학교에 가려는 학생이 없어요. 그래서 교수님들처럼 특성화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매년 찾아오세요. 고급 커피를 사가지고 오시고요. 목 선풍기, 화장품, 가방 등등 다양한 물건을 들고 오세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는 혜택을 보면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렇지만 전통의 서울여상도 미달이라는 거 알고 계시나요. 학교에 와서 숨만 쉬다 가는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의 부모님도 특성화고는 보내지 않아요. 우리 아이가 일반계고라도 나오면 좋겠다고 하세요.
그런데 이 와중에도 경쟁률이 높은 특성화 고등학교가 있어요. 취업률이 높아서일까요. 지원을 많이해주기 때문일까요. 그럴 리가요. 특성화 고등학교인데 목표가 진학이에요. 심지어 진학률이 70퍼센트가 넘고 대부분 인서울에 진학해요. 입결을 보면 서울 유명 자사고와 비슷한 정도에요. 특성화 고등학교 전형이 있으니까요.
특성화 고등학교 전형은 농어촌 전형처럼 정원외로 뽑아요. 수시도 있지만 진학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타겟은 정시 특성화고 전형이에요. 물론 아주 조금 뽑아요. 그치만 아무도 안 가려고 하는데 특성화고를 가는 애들은 어떤 애들이겠어요. 수능 점수가 어떻게 나오겠나요. 게다가 이 친구들은 직탐을 보거든요. 탐구는 아예 풀이 다르단 뜻이고요. 문제 난이도도 예상이 되시겠죠.
그럼 어느 정도로 대학을 가느냐. 너무 궁금하시죠. 전국에서 대학을 잘 보내기로 유명한 특성화고등학교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H 고등학교는 기숙사가 있어요. 그래서 학비가 비싸요. 다른 특성화 고등학교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 것과는 반대로 여기는 돈이 없으면 진학이 어려워요. 장학금도 적었고요. 입학하는 학생들은 중하교에서 평균적으로 상위 10% 이내 학생들이고요. 상위 3% 이내 학생들도 종종 지원합니다. 2년 전에 전국 고등학교 모의고사 순위가 유출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언수 백분위 환산으로 26위를 했던 학교이니 학생들 인풋 자체가 워낙 뛰어납니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나오는 구체적인 입시 결과를 보니 2022년에 서울대(5), 카이스트(3) 연고대(28) 서성한(34) 등을 보냈습니다. 인풋이 좋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언수외 333이 나오면 서성한, 중경외시 자연계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S 고등학교는 전통의 특성화 고등학교입니다. 입학생들은 평균 상위 30% 이내, 최상위권은 평균 12% 정도의 학생들이 입학한다고 합니다. 입결은 H 고등학교 정도는 아닙니다. H 고등학교가 진학 위주의 학교라면 S 고등학교는 양질의 취업을 준비하는 학교이기도 합니다. H 고등학교보다는 좀 더 특성화 고등학교의 취지에 맞는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카이, 서성한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10명~15명 정도지만 인천대, 인하대, 숭실대, 아주대에 50여명의 학생이 진학하고 있습니다.
D 학교는 최근에 이름을 변경하고 진학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로 소문이 난 학교입니다. 2023년 기사를 보면 졸업생 100명 중 84명이 대학에 진학했고요. 서연고, 서성한 등 서울 주요 대학과 인서울 수도권 공대에 79명을 합격시켰다고 합니다. 서울대는 농생명과학대학에만 특성화고 전형이 있는데요. 정시에서 직탐 응시자에게도 일반전형에 응시할 수 있게 해줘요. 사실상 특성화고 특혜인 셈이죠. 그래서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합격했다는 학생 사진이 뉴스에 나오더라고요.
아. 또 공부 잘하는 애들 이야기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전혀 아니에요. 이게 잘하는 특성화 고등학교고요. 그냥 평범한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도 대학을 가요. 보통 그 아이들이 어떤 아이들인가요. 중학교 내신으로 하위 10%, 잘 하는 애들이 하위 30% 정도 되는 애들이란 말이에요. 이 아이들이 일반고에 가면 어디를 가겠어요. 인서울? 지거국? 어림 없죠. 그런데 이 아이들이 인서울을 해냅니다. 물론 학업능력은 약간 떨어져도 성실한 아이들이라면요.
하지만 여기도 농어촌고등학교랑 똑같은 문제가 있어요. 모두들 자요. 학교를 오지 않아요. 내신 난이도? 말해 뭐하나요. 우리반이었던 아이가 말해요. 중학교 1학년 때보다도 영어 시험 문제가 쉽다고요. 공부를 안해도 성적이 나와요. 점점 더 안하게 되고 같이 방만해져요. 나만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정원외라는 혜택을 주는 거에요. 열악한 상황에서도 열심히 했으니 특혜를 받아 마땅하다.
안 그러시겠지만 대학만 생각하고 특성화고등학교에 보냈는데 대학을 못가게되잖아요. 그러면 끝난 게 아니에요. 재직자 전형이라는 게 또 있어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3년간 취업상태로 있으면(군대도 포함) 그 이후에는 재직자 전형(정원외)으로 또 대학에 진학할 수가 있어요.
물론, 대학을 가기 위해 특성화 고등학교에 보낼 수는 없어요. 아이의 특성을 생각해 보는 거에요. 공부 머리는 없는 것 같은데 손재주가 너무 좋을 수 있잖아요. 일반계 고등학교에 보내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만 뜨고 있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자기가 좋아하는 거 시키면 너무나 즐겁게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있지 않나요. 이런 아이들이라면 굳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보낼 필요가 없다. 게다가 대학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그렇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은 거에요.
이제 저는 다룰 수 있는 고등학교는 거의 다 다룬 것 같은데요. 한가지 다루지 않은 고등학교가 있어요. 바로 마이스터 고등학교에요. 왜냐하면 이번 시리즈 글이 대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대입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학교가 바로 마이스터 고등학교입니다. 대입하고는 관계가 없지만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고등학교죠.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