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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희 Jan 17. 2024

범주 밖의 존재

Being outside Category

존재를 논리화하기 위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근본원리를 내세운다. 이는 기하학원론의 공리와 같아서 증명이 필요치 않은 확실한 기준이다. 존재를 위한 존재를 다루는 제1 철학은 모든 추론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인 모순율을 내세운다. 모순율이란 같은 속성이 같은 측면에서 동일 대상에 속하면서 동시에 속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모순율은 모든 원리 가운데 가장 확실하며 증명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어떠한 주제이든 모든 증명에 암묵적으로 기반에 깔려 있어 증명이 불가하여 제1원리로서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없다. 존재가 모순율이 성립하고 앎의 대상이 되려면 존재는 본성을 가져야만 한다. 원칙은 만물에 적용된다. 그러므로 모든 것은 본성을 가진다. 본성을 가지면 존재는 명확해진다. 본성은 모든 존재의 공통적 특징이다.      


범주는 시간과 공간에 균질한 대상의 존재를 지칭한다. 하지만 사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다. 그 외 어떤 사물의 존재 외에 추상적 존재 또한 있다. 그래서 범주가 지칭하는 존재 외에 우연적 존재, 진리들 그리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설명해 주는 현실태와 가능태가 있다. 우연적 존재는 서로 다른 존재가 결합하는 존재로서 앎이 없는 진술을 의미한다. 쉽게 표현하면 말도 안 되는 진술이다. 진리들이란 참과 거짓의 진술로서 그 대상이 있고 거짓으로 말해지는 것은 없다고 말해질 수 있는 것들이다. 상기 세 가지 존재의 종류는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고 사물과 사물이 아닌 것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존재에 변화적 요소가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면 현실적인 것과 가능한 것의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현실태와 가능태(또는 잠재태)라고 하는 데 우선 가능태란 재료가 형상을 지니지 못한 상태로서 무엇으로 규정되지 않은 재료이다. 그러므로 가능태란 자기 자신이 다른 것으로 변화하는 시발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실태는 사물의 운동과 변화를 의미하며 재료가 형상으로 변하는 과정으로 어떤 것을 실체가 되게 하는 형상으로 사물의 기능과 같은 것이다. 씨가 나무로 성장할 때 씨는 나무가 되는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잠재태가 나무가 되어 현실태가 된다.      


존재의 영역에, 위에 언급된 모두가 포함되지 않는다. 우연적 존재는 앎이 아니므로 존재라고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에 대한 논증 대상에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범주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진리의 관점에서 참 또는 거짓은 무엇인가를 얘기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또는 잠재적으로 있는 것인가로 나누어질 수 있다. 이들은 상호보완적으로 각각이 그 자체적으로 존재를 묻는다. 범주에서 일차적 존재를 찾는 것처럼, 각각의 존재 방식에서 일차적 존재를 찾는다. 일차적 존재란 각각의 것을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게 만드는 어떤 것이다. 모든 존재가 본성을 가지는 한, 어떤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는 사유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실체는 다양한 측면에서 존재하며 그 자체로 하나이고 사물을 하나로 만드는지의 특성으로 실체가 되도록 하는 원인인 특성을 확정하면 그것이 실체의 본성이자 존재의 본성일 것이다.    

  

존재에 관한 세 가지 영역을 고려하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실체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실체는 물체를 비롯하여 물체보다 기본적인 것, 심지어 지각되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 동식물, 천체, 지구상의 원소 등이 물체이고 점, 선, 면 등은 물체보다 기본적인 것에 속하며 플라톤의 형상이나 수학적 대상 등이 지각되지 않는 것들이다. 실체를 구체적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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