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잘하는 똑순이 같은 너
하남에 살며 어느새 횟수로는 가장 많이 들린 Inc coffee. 몇번 안되지만 그나마 단골이다. 메뚜기처럼 이리저리 다니는 습성이라 단골 카페가 없다. 시원한 통유리창과 붉은 벽돌의 외관이 멋스러워 기웃거리다 불쑥 들어가게 되었다. 다소 건조하고 차가운 실내 분위기에, 별똥별처럼 노란빛을 발하며 내리 꽂히는 조명이 따스함을 더한다. 선명한 주황색으로 똑 부러지게 완성된 그래픽 디자인이 카페 전반에 통일감 있게 사용되어 개성을 더한다. 커피만 팔 것 같은 느낌이지만 베이커리엔 의외로 다양한 빵이 준비되어 있다. 구색을 맞춰 가져다 놓은 게 아닌 하나하나 맛이 좋은 빵들. 빵만 사러 가도 좋을 만큼 각각의 맛이 살아있다.
진한 바디감의 아메리카노는 잡맛이 없고 고소하다. 진한 강배전? 인 것 같은 원두를 사용한 라테나 플렛 화이트도 맛이 아주 좋다. 쌉싸름함이 강펀치를 날리고 지나가면 진한 고소함이 푸근한 포옹을 해온다. 뒤이어 깜찍할 만큼의 신맛이 톡 치고 지나간다. 여름에 주로 마시게되는 아이스 라테는 카페 리브레나 폴 바셋의 진하고 고소한 맛이 절로 떠오른다. 몇 모금 쭉쭉 마시다 보면 금세 아쉬운 마음에 얼음만 뒤적이게 된다. 아메리카노나 라테가 충분히 맛있어 다른 종류의 커피를 시도해 보지 않았으나, 카페 리뷰를 보면 럼향이 나는 커피가 기가 막힌다 하니 언젠가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
지식산업센터 건물 1층에 위치해 있어 주로 업무차 혹은 업무 중에 휴식차 나온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도시 중심도 아닌 다소 외진 곳에 위치했음에도 마치 여의도나 역삼동의 카페에 온 듯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도는 곳이다. 베드타운 특유의 한적한 공기를 환기시켜주는 매력이 있다. 오전 일찍 문 여는 시간에 맞춰가면 내부는 한가한 편인데, 줄줄이 출근하는 사람들을 본의 아니게 구경하고 있게 된다. 커피를 홀짝거리다 통유리창 너머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다소 민망하다.
커피도 맛있고 빵도 맛있고 감각적인 디자인까지 3박자가 잘 맞는 힙한 카페다 싶었는데, 거대한 규모의 가산점이 오픈하여 인기몰이중이라 한다. 게다가 음악 선곡도 좋다! 역시 사람들은 좋은걸 귀신같이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