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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Aug 28. 2020

배우자를 놀라게 하지 말라

거짓은 결국 드러난다.


어떤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의 결혼은 오래가지 못하고 이혼으로 막을 내린다.  사람들은 만나서 연애를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상대방의 외모는 어떤가? 상대의 학력은 어떤가? 상대의 재정적인 능력은 어떤가? 상대의 인품과 성격은 어떤가? 상대의 가정은 행복한가? 등 많은 요소를 고려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결국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결혼을 하지만 그 사랑한다는 고백은 과연 무엇을 담고 있는가? 우리는 상대의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상대의 어떤 조건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배우자를 놀라게 하지 말자: 생각지 못했던 배우자의 숨겨진 이야기


결혼 생활을 하다가 속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의도적으로 심각하게 거짓말을 해서 결혼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학력을 속인다든지, 자신의 재정적인 능력을 속인다든지,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빚을 속이고 결혼을 한다든지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빚이 있는데 속이고 결혼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상대는 물어보지 않아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물론 결혼 전에 모든 것을 다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결혼 전에 어떤 다른 연인을 만났다든지, 그 사람과 어떤 관계였다든지 그런 이야기는 오히려 결혼 상대의 마음에 부담을 준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는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상대를 향한 배려 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빚이 있는데 그것을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서 앞으로 재정적으로 가정을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가를 의논하게 되어있다. 맞벌이를 한다면 돈을 어떻게 모아서 몇 년에는 집을 사자는 목표를 가진다. 그런데 갑자기 빚이 있다면 예상치 않는 이자나 원금 상환을 해야 하므로 예상치 않는 충격을 받게 된다. 결혼 전에 빚이 있다면 이런 것은 미리 상대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많은 빚이 아니라서 내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결혼 전에 모두 해결을 해서 결혼 후에 그 빚 때문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우자를 나처럼 생각하지 말라: 배우자는 내가 아니다.


결혼 후에 갈등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하나의 어려움은 결혼을 하고 보니, 배우자가 내가 결혼 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다. 남편 A 씨는 결혼 전에 꿈이 있었다. 그는 독자로 외롭게 자랐다. 어렸을 때 그는 유난히 외로움을 탔다. 그래서 그는 결혼을 하면 자신은 적어도 자녀를 둘 이상 낳아서 자녀들이 자랄 때 외롭지 않게 해 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대로 아내 B 씨는 자녀가 많은 가정에서 자랐다. 자녀가 많다 보니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자녀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지 못했다. B 씨는 늘 자신이 필요한 것을 사주지 않는 부모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집에서도 아이를 하나만 낳았으면 큰 부담이 없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었을 것인데, 아이를 많이 낳아서 결국은 자신은 부모에게서 큰 사랑을 받은 기억도 없고, 자신이 필요한 것을 부모가 사주지도 않았던 것에 대한 속상함이 늘 있었다. 그래서 B 씨는 결혼을 하면 자녀를 하나만 낳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살았다. 그러나 문제는 결혼 전에 남녀가 서로에게 자신의 자녀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서로가 잘 통하고 잘 이해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는 배우자가 자신을 사랑하므로,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고 잘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신경 쓰지 않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 첫 아이를 낳게 되었다. 아내는 첫 아이를 낳고 나서 행복해하는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이제 아기를 그만 낳으려고 해”. 그 이야기를 듣고 남편은 거의 기절을 할 뻔했다. “뭐라고? 아이를 하나밖에 낳지 않았는데 그만 낳을 거라고? 그러면 그 아이가 얼마나 외롭게 자라는데? 그건 절대 안 되지.”라는 생각을 하며 아내에게 분명하게 그것은 안된다고 반대의 의견을 표했다. 남편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목소리가 커져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마 놀라서 더 그랬을 것이다. 그러자 아내는 당황했다. “뭐라고, 아이를 더 낳으면 나 같이 살아가면서 불행한 삶을 살게 될 텐데 그건 아니지.”라고 말하며 “여보, 내 생각을 따라줘.”라고 자신의 주장을 남편에게 말했다. 부부는 그날 이후 아이를 낳는 이야기만 나오면 더욱 목소리를 높이며, 아이를 더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편과 더 낳아서는 안된다는 아내의 이야기가 팽팽히 맞서게 되었다.


뭐가 문제인가? 부부는 서로가 배우자를 나처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배우자의 생각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가정하에 자신이 조건을 세우고, 그 조건을 배우자가 무리 없이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 것은 남편이나 아내나 서로가 무엇 때문에 자신이 아이들 더 낳기를 원하고, 그만 낳기를 원하는지 상대에게 자신의 어렸을 때 감정을 이야기해 주면서 서로가 충분히 이해를 시키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남편은 자신이 어렸을 때 독자로서 자란 그 외로움을 아내에게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아내는 자신의 집에 자녀들이 너무나 많아서 자녀들에게 부모님이 충분하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서로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혼은 부부를 심리학자로 만든다.


사람들은 사랑해서 결혼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라는 이면에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나 중심의 생각과 계산이 깔려 있다. 상대가 나의 그 조건과 계산에 동의해 주고, 그것에 맞추어주기 때문에 나는 상대를 사랑하고 그와 결혼하고 싶어 지는 것은 아닐까? 물론 결혼을 하기 전에 사사건건 모든 것이 나의 생각과 나의 기준과 다른 사람과의 결혼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내 생각과 일치하는 사람이지만, 결혼 생활 중에 내가 생각했던 배우자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치부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양한 생각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와 다른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가 가진 다양성을 인정해주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면 사람은 철학자가 되어가고 심리학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결혼 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것을 결혼 후에는 깊이 생각하게 되고 부부간의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 신경 쓰고 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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