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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Aug 13. 2020

결혼한 자녀와 거리두기

자녀와 거리 두기와 가까이 하기의 균형을 유지하라


  자녀가 결혼을 했으면 부모는 그 자녀와 거리 두기와 가까이 하기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결혼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배우자가 부모와 너무나 애착이 강해서 자신이 어디에 서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 배우자가 부모님과 지나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경우 결혼 생활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자녀는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기 분화를 이루어야 한다. 자기 분화를 이룬다는 것은 자녀가 부모의 영향력에서 독립하여 사는 삶을 의미한다.


  자기 분화를 이루지 못하고, 부모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하여 부모님과의 애착이 너무 강한 사람은 배우자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여기서 드라마의 단골 메뉴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하고도 부모님과 너무나 가까워서 결국은 배우자에게 소외감을 주게 되어 부부간의 갈등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이다. 결혼은 했으나, 아직도 심리적으로 부모를 떠나지 못하여  배우자가  있을 자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대게는 결혼을 한 이후에도 부모가 자녀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경우는 자녀가 부모를 떠나지 못하고 지나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외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그분은 젊었을 때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들 하나를 데리고 억척같이 일을 해서 오로지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일평생을 단칸방에서 아들을 돌보며 홀로 사셨다. 그 어머니에게 있어서 그 아들은 남편이자 아들이었다. 아들은 성장을 하여 대학을 나오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했다. 어머니가 홀로 계시니 아들은 아내와 의논을 하여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첫날밤에 생겼다. 어머니가 아들과 며느리와 같이 자겠다고 방으로 들어오시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장가를 보냈지만 마음에서는 아직도 아들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가 얼마나 당황을 했을까?   


  자녀가 결혼을 했으면 부모는 자녀와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것은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인생에는 모든 것이 때가 있다. 자녀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 아래 성장하게 된다. 자녀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어느 시점에서 부모의 슬하를 떠나서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할 때가 오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부모는 자녀와 거리두기를 하고, 자녀가 배우자에게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때가 부모에게는 가장 슬플 때이다. 부모에게 있어서 자녀는 세상의 전부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그 자녀를 양육하며 희로애락을 경험했다. 그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 모든 희생을 감내하며 소중히 키워왔고, 늘 그 자녀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어떤 부모는 자녀가 성장해서 결혼을 해도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살기 원하고 자주 방문을 해주고 연락을 하기를 원하는 부모들도 있다.


  부모는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 자녀를 향한 사랑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결혼한 자녀는 이제 나의 자녀일 뿐만 아니라, 결혼한 사람의 배우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녀의 역할이 달라진 것이다. 부모는 섭섭한 마음이 들지만 자녀에 대하여 적절한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부모는 결혼한 자녀에게도 이제는 새로운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적절한 거리를 두도록, 그래서 자신의 가정에 치중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럴 때 자녀는 부모보다는 자신의 배우자와 가족들에게 더 신경을 쓰고 살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며, 자신의 가정에서도 갈등이 적어지게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이 결혼하기 전부터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서 취미 생활이나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취미나 자신의 생각을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 자녀들에게 다가가고 집중하게 되어 자녀의 가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결혼한 자녀가 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부모에게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서 그럴 수 도 있다. 그래서 부모는 어려서부터 자녀들에게 성인이 되면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가르쳐 주고, 부모가 자녀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어 주어야 한다. 그럴 때 자녀는 더욱 자신의 힘으로 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


  부모가 결혼한 자녀에게 적절한 거리 두기를 한다는 말은 매정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녀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길이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와의 거리 두기와 가까이 하기에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거리 두기를 한다고 해서 자녀가 부모에게 신경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모와 자녀가 적절한 거리 두기와 가까이 하기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하기를 잊지 말고, 부모는 자녀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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