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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Jun 14. 2019

배우자의 고쳐지지 않는 단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배우자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과도 결혼했다.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를 저술한 ‘게리 채프만’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내가 불완전한 습관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내는 서랍을 열어 놓기만 하고 닫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서랍들이 열려있는 것을 볼 때마다 남편은 아내에게 서랍을 닫으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는데, 아내의 서랍을 닫지 않는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사건이 터졌다. 딸아이가 서랍 앞에서 넘어져 열린 서랍의 모퉁이에 부딪쳐서 눈 주변이 찢어지는 사건이 생긴 것이다. 아내는 놀라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나중에 병원으로 달려온 남편에게 아이가 눈 주변이 찢어지게 된 이유가 자신이 열어둔 서랍 때문이라는 것을 아내는 고백했다. 남편은 올라오는 분노를 혼자서 눌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아내가 서랍을 닫지 않는 습관에 대한 대안을 적어보기 시작했다. 첫째, 이혼을 한다. 둘째, 서랍을 열어 둔 아내에게 계속해서 서랍을 열어두는 습관을 고치라고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고 살아간다. 셋째, 아내가 불완전한 존재인 것을 받아들이고, 열린 서랍이 있을 때마다 내가 아내 대신 서랍을 닫는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첫 번째 대안은 아니고, 두 번째 대안은 아내나 자신에게도 건강하지 않은 것이고, 세 번째 대안은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아내에게 결혼 후 몇 년 동안이나 자주 서랍을 닫으라고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고치지 못하는 것은 아내의 불완전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부분이 있고, 단점이 있기 때문에 아내의 불완전한 부분에 대하여 앞으로 계속해서 지적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내가 서랍을 열어 둘 때마다 자신이 그 서랍을 대신 닫을 것 결심하고, 매일 그렇게 실천했다고 한다. 집으로 향할 때면 “오늘도 서랍이 열려있겠지? 그것이 아내의 약점인데 어떻게 해 내가 받아들여야지. 나도 불완전한 존재잖아. 내가 아내를 위해서 서랍을 닫아줘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다고 한다. 집에 가면 여전히 서랍은 열려있었고, 남편은 그 열린 서랍들을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고, 닫아주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그 가정에는 서랍으로 인하여 갈등을 하지도 않았고,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가정마다 배우자의 불완전한 습관으로 고통을 받고 갈등하는 가정들이 많이 있다. 어떤 아내는 남편이 집에 들어와서 빨래를 아무 곳이나 던져 놓는 습관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 어떤 남편은 양말을 벗어 놓을 때 꼭 뒤집어 벗어놓아서 아내가 빨래를 할 때 양말을 다시 뒤집어야 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기도 한다. 어떤 남편은 밤에 화장실에게 소변을 보기 전에 변기의 앉는 커버를 올리고 나서, 화장실에서 나올 때 그것을 내려놓는 것을 잊고 나온다. 그런 날은 반드시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아내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비명을 지른다. 앉는 커버를 올려 둔지 모르고 그냥 변기에 앉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이런 사소한 일들로 인하여 부부는 화를 내고 갈등을 경험한다. 어떤 남편은 아내가 늘 치약을 짜서 쓸 때 가운데를 눌러 짜서 쓰기 때문에 치약이 늘 꺾어져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남편이 보기에는 치약의 장례(?)를 보는 것 같아서 싫다. 어떤 아내는 생선을 튀길 때 늘 팬을 켜는 것을 잊는다. 그래서 생선만 구웠다 하면 집에 온통 생선 튀기는 냄새로 진동을 한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많은데 이런 것 때문에 가족들의 폐 건강이 염려가 다. 어떤 아내는 빨래를 세탁기로 돌리고 베란다에 옷을 널고 난 후에 그것을 걷어 들이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이런 사소한 일들로 인하여 화를 내고 갈등을 경험한다.


  배우자에게 이런 사소한 습관을 고쳐달라고 남편과 아내는 일평생 노래를 하고 살아간다. 그런데도 남편과 아내는 쉽게 그런 습관을 고치지 않는다. 해결책은 어디에 있는가? 배우자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상대방이 잘 안 되는 부분을 내가 대신 채워 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결혼을 할 때 주례 앞에서 서약을 한다. “가난할 때나, 부할 때나 약할 때나 건강할 때나 배우자를 사랑하고 살겠다”라고 고백한다. 배우자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사랑은 배우자의 긍정적인 부분, 매력적인 부분만을 사랑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단점,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연약한 부분까지도 품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이다. 행복은 부부가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며, 그 불완전함을 내가 대신 채우겠다는 생각을 가질 때 다가온다. 불행은 서로의 불완전함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비난하고 분노할 때 다가온다. 오늘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배우자에게 아무리 말해도 고쳐지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며 매일 분노하고 살아가고 있는가? 부부가 서로의 불완전함을 용납하고, 서로의 불완전한 부분까지도 사랑해 주고, 서로가 연약한 부분을 채워주는 부부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거기서 부부의 행복의 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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