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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동환 Mar 06. 2020

자녀들과 어떤 주제로 대화하고 계십니까?

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나의 아버지는 자녀들과 대화가 별로 없는 분이셨다. 직장에 아침 일찍 출근하셔서 저녁 늦게 들어오셨기 때문에 자녀와 별로 대화할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나의 아버지는 원래부터 말수가 적은 분이어서 주말에 시간이 있는 날도 별로 대화를 했던 기억이 없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나의 아버지는 말수가 적으실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지?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셨던 것 같다. 어머니는 자녀들과 대화를 하셨지만 아들들에게 어머니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성장기에 아들들에게 아버지가 들려주어야 할 많은 아버지의 경험과 지혜를 듣지 못한 채 나는 성장해야 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어느새 아버지가 되었다. 내 삶을 뒤돌아 보니,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대화가 많이 없었던 것처럼 나도 나의 자녀들과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상한 마음의 치유를 연구하면서 나는 의도적으로 아버지와 같이 되지 않으려고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고, 특히 아들과는 몸으로 접촉을 많이 하는 레슬링을 한다든지 하는 놀이도 많이 했지만, 여전히 자녀들과 마음 깊은 대화를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더욱이 딸은 같이 레슬링을 할 수도 없었고, 어떻게 딸과 놀아주며 대화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왜 그랬을까? 내가 아버지와 깊은 대화를 하는 경험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아버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를 하고,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야 할지 익숙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은 나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내가 만난 많은 아버지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아버지는 나가서 돈 버는 것 만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아이들과 대화를 할 시간이 있느냐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대화는 아내가 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를 하고 계셨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자녀들에게 어머니가 채워 주어야 할 부분이 있고, 아버지가 채워 주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학자들은 부모가 자녀들과 질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자녀들과 깊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할 때 자녀는 애착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대화를 해 주는 부모의 태도를 통하여 높은 자존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자녀가 가진 문제가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해결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회장 ‘빌 게이츠’는 그의 아버지가 아들이 어려서부터 식사를 할 때마다, 식탁에서 아들과 많은 대화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삶에서 경험한 여러 가지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다방 면의 분야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대화를 했고, 아들은 성장했다. 아버지의 식탁에서의 대화가 오늘의 ‘빌 게이츠’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녀들과 어떤 대화를 해야 할까? 이런 주제가 나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돌았다. 이것은 비단 나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내 주변의 아버지들과 대화를 한 결과 많은 아버지들이 이 문제로 인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도 자녀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어떤 대화를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는 아버지도 있었다. 초보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고, 어떤 주제로 이야기할지 모른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카카오 브런치의 작가로서 나의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녀들에게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며 한편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이 모이니 주변에서는 그 글을 브런치에서만이 아니라, 책으로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온라인 매체에 약한 분들을 위하여 책으로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카카오 브런치와 협업을 하고 있는 부크크에 연락을 해서 원고들을 모아서 작은 책자로 묶어 보았다. 초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은 서점 유통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부크크로 연락하면 부크크에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구입을 할 수 있지만 온라인 서점이나, 일반 서점을 통해서 유통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자의 제목은 “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임동환 저, 부크크)이다. 이 책을 쓴 동기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와 깊은 대화를 해야 하며, 부모가 가지고 있는 지혜를 자녀들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부모의 딜레마가 생긴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사람들은 정작 무엇을 주제로 자녀들과 대화를 하고 나누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지 않기 때문에 초보 부모들은 당황스럽다. 그런 고민이 저자가 글을 쓰고 있는 카카오 브런치에 원고를 쓰게 만들었고, 그 원고들이 모여 이 작은 책자가 되어 나오게 되었다. 이 책은 초보 부모가 자녀들과 대화할 수 있는 37개의 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부모와 자녀가 같이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더 나아가 부모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를 자녀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제 부크크에서 출판 승인이 났고, ISBN 코드가 나왔고, 다음 주에 책이 출판된다고 한다. 관심이 있는 초보 부모님들이 읽어 보시면 좋겠다. 바라기는 이 책을 통하여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같이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부모가 가진 지혜와 경험을 자녀들과 나누어서 자녀들을 잘 양육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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