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업계의 AI 투자 열풍을 보며 느낀 몇 가지 생각

by 송동훈 Hoon Song

RSM Plans $1 Billion Investment in AI Agents, Other Services


By Mark Maurer and Isabelle Bousquette

June 9, 2025 5:30 am ET


최근 RSM이 향후 3년간 10억 달러를 AI에 투자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같은 업계의 BDO도 5년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Big 4 회계법인들도 이미 수십억 달러를 AI에 쏟아붓고 있다고 한다. 회계 업계에서 일해본 적은 없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 흐름을 보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Middle-market의 현실을 제대로 봤다


RSM의 조사에 따르면 middle-market 기업(매출 1천만~10억 달러)의 92%가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가 인상적이었다. 모든 기업이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황인 것이다. RSM이 이 지점을 파고든 것은 꽤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2. 단순한 도구 제공을 넘어선 접근


흥미로웠던 부분은 RSM이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AI 도구를 제공했지만, 직원들이 일관성 있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여러 단계의 워크플로우를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5-25%의 생산성 향상이 80%까지 늘어났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도구만 던져주는 것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걸 보여준다.


3. 업무의 본질을 이해한 자동화


RSM Atlas라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과거에는 직원이 각 규정을 하나씩 검토해서 고객사가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했다면, 이제는 이 과정을 완전히 자동화했다고 한다. 감사 업무에서도 100페이지가 넘는 체크리스트를 수동으로 확인하던 것을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고 한다.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정말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부터 체계적으로 자동화한 것이다.


4. 경쟁이 혁신을 가속화한다


회계 업계 전체가 AI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 흥미롭다. PwC가 AI 보증 서비스까지 출시했다는 것을 보면, 단순히 내부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경쟁이 결국 업계 전체의 혁신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듯하다.


5. 타이밍의 중요성


RSM의 디지털 리더가 "middle-market은 아직 시간이 좀 더 있다"고 말한 부분도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모든 기업이 동시에 AI를 도입해야 하는 건 아니고, 각자의 상황과 준비 수준에 맞는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다. 급하게 따라가려다 실패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준비해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결국 AI 투자는 투자 규모 자체보다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관점이 더 중요한 것 같다. RSM의 사례를 보면서, 기술 도입의 성공 여부는 결국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데 달려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AI를 고민하고 있는데, 섣부른 도입보다는 정말 필요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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