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라는 말은 따뜻하다. 그런데 꿈속에서 건네는 안부는 따뜻하면서 차다. 마치 소주처럼, 혹은 아포가토처럼.
꿈속에서 평소라면 절대 오지 않을 전화가 걸려왔다. 처음엔 전화를 거절했지만, 다음 장면에선 내가 이미 통화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답변은 너무나도 친절하게 들려왔다. 너무나 친절한 나머지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까먹었다. 꿈속을 다시 더듬거렸지만, 잡히는 것이라곤 뚜렷하지 않은 추억뿐이다.
요즘 자주 꿈을 꾼다. 사실 지금까지 매일 꿈을 꾸며 살아왔다. 반가운 이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꿈에서 깨었을 때, 이보다 허망한 일도 없다. 어쩌다 한 번 꿈을 꾸는 사람이면 로또라도 살 테지만, 너무 꿈을 자주 꾸다 보니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안다. 생각해보면, 만날 수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안부를 건네는 게 로또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래서 꿈은 꿈. 그래도 꿈은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