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봉틀소리의 세계
사람들은 특별히 좋아하는 소리를 저마다 가지고 있을까? 그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거나 마음이 설렌다거나 하는 것들. 예를 들면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엄마가 아이를 부르는 소리 같은…… 나도 있다. 나는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를 좋아한다. 글로 표현 하기는 힘들지만 “드르륵 드르륵” 이라고 하면 적당하려나. 사실 각 재봉틀 기종과 종류마다 소리가 다 다르다. 그래서 각기 다른 그 소리가 나를 설레게 하고 흥분되게 한다. 혼자서 만들 때는 내가 만드는 소리만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문화센터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재봉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옆 교실에서 의류제작 국비훈련생들이 돌리는 재봉틀 소리는 만들어지는 것은 무엇인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떤지 궁금해져서 괜히 창문너머를 바라보며 기웃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보통 재봉틀의 소리와 진동이라고 하면 “공업용이 더 시끄럽지 않나요?”라고 물으시는데, 정답은 그 반대다. 공업용 재봉틀의 소리가 더 작고, 진동도 덜하다. 그 비교가 확실히 되는 재봉틀은 바로 *오버로크 재봉틀인데 (봉틀러들은 오버록미싱 이라고 부른다.) 가정용과 공업용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공업용 재봉틀은 무소음모터가 장착된 것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나는 수강생 분들께 보통 “고급승용차 vs 경운기라고 생각하시면 되요.”라고 설명해드리곤 한다. 그러면 다들 “아하!”하고 단 번에 이해를 하신다. 물론 바늘땀이나 완성도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어차피 기능은 같은 거니까, 다만 소음과 진동이 그렇다는 것이다.
가정용 일반 재봉틀의 경우는 가격대별로 소음과 진동차이가 난다. 외관만 보면 사실 뭐가 다른지 초보자들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 비슷해 보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막상 직접 밟으면서 사용해보면 차이점은 금방 느낄 수 있다. 소음과 진동이 있다고 느껴지는 *다이얼재봉틀의 경우에는 발판을 밟으면 “지이잉”하면서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나고 이후에도 “덜덜덜덜”하는 소음과 진동을 오롯이 느껴야 한다. 하지만 가격대가 조금 있는 *전자재봉틀의 경우에는 바로 시작됨과 동시에 소음이나 진동이 확실히 덜 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흔히들 *밤봉 이라 부르는 밤에 재봉틀 돌리는 것을 다이얼 재봉틀로는 할 수 없지만, 전자 재봉틀로는 가능하다. 그래서 처음에 모르고 다이얼재봉틀을 샀다가 전자재봉틀로 업그레이드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러했고……그러니 혹시 재봉틀 구매 계획이 있으시거든, 꼭! 재봉틀판매처에 가서 이것저것 직접 밟아보시고 소음이나 진동도 느껴보시고 구매하시길 강력 추천 드린다. 수강생 분들 중에서 다이얼 재봉틀을 사고 나서 배우러 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후회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아~여기 있는 게 더 좋네요. 이걸로 살걸. 우리 집 거는 너무 시끄러워요.”하면서 말이다.
공업용 재봉틀의 꽃, 봉틀러라면 꼭 보유하고 싶은 일명 *사절미싱 소리는 꽤나 경쾌하다. 시작과 끝을 알아서 *되박음질 해주는 똑똑함에 쪽가위 없어도 실을 잘라주는 편리함을 갖춘 매력적인 재봉틀! 시작은 “다다다다닥”하고 빠르게 되박음질 되는 소리, 끝에는 “철커덕”하면서 실이 잘리는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가 들어있는 재봉틀이다. 소리만 들어도 “아~지금 사절미싱 사용 중이구나!”하고 알 수 있을 정도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가정용 재봉틀에도 사절기능이 있는 기종이 있으니 공업용이든 가정용이든 사절기능은 무조건 추천이다.
이렇든 저렇든, 그 소리가 큰가, 작은가의 차이일 뿐 재봉틀과 소리는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소리라는 건 어쩌면 재봉틀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 이렇게 열심히 돌아가며 일하니까 나를 계속해서 사용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듯이 말이다. 그래서 다이얼 재봉틀부터 공업용 오버로크 재봉틀까지 차곡차곡 업그레이드 해 온 재봉틀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각기 다른 그 재봉틀 소리들을 버릴 수가 없기에 우리 집 한 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절미싱 : 사절(絲絶), 말 그대로 실을 끊어주는 기능이 있는 공업용 본봉 재봉틀을 뜻한다.
발판의 뒷부분을 뒤꿈치로 눌러주면 알아서 잘라준다.
*되박음질 : 처음과 끝을 튼튼하게 고정시킬 때하는 박음질로 직진-후진-직진을 5~6땀 반복한다.
*본봉미싱 : 일방적인 공업용재봉틀을 뜻하며, 직선박기만 가능하다.
*다이얼재봉틀 vs 전자재봉틀 : 다이얼 재봉틀=아날로그, 전자재봉틀=디지털 이라고 생각하면 편리하다. 디지털방식인 전자재봉틀은 액정이 있고 버튼식이라 사용이 편리하며 다이얼재봉틀보다 소음과 진동이 적은편이다. 가격대의 차이가 분명 있지만 되도록 처음부터 전자재봉틀로 입문하시길 추천한다.
*밤봉 : 주로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재우고 재봉틀을 하는 밤 시간을 의미하는 말이다. ‘밤에 돌리는 재봉틀’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