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했다
마트에 뭐 하나 사러 갔다가, 기분을 좀 잡혔다.
정말 물어보고 싶다. 왜 내 나이 이상의 남자분들은 지나가면서 아무렇지 않게 치고 가냐. 남을 치고 갔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계산대에 기다리고 있는데 내 바로 앞에서 계산한 50대 후반 60대 초쯤 되는 분, 내 어깨를 치고 갔다. 정말 짜증이 완전 났다. 복잡한 시간도 아니고, 사람도 없었고, 공간은 충분했다. 그냥 치고는 휭 나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진짜 옆에 있던 후라이팬으로 뒤통수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아이가 고3때 수시 시험 본다고, 서울에 같이 왔는데 지하철에서 아이 서 있는 거 보고 나는 너무 놀라서, 나를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른다. 내가 가르쳐야 할 것들을 못 가르치고 저 나이가 되었구나, 싶더라고. 지방에서는 사실 집에 승용차가 있으면 대중교통 탈 일이 거의 없다. 특히 아이는 12년동안 학교 앞 도보로 5분 거리에서 살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거의 안 탔다. 딱히 같이 타고 다닐 일도 없었고.
지하철을 타면 자신의 몸을 최대한 좁혀 주고, 들고 있던 3단 우산도 벌어지지 않고 잘 추스리고, 그 물이 다른 사람에게 안 튀게 해야 하는 것, 그게 상식인데. 아이는 그게 안 되더라고. 특히 몸 상태였다. 기본 키가 있으니 남자애들 덩치가 있는데 주변 전혀 배려 안 하고 떡 서 있더라고. 한심하기 그지 없었고, 나는 부끄러워 혼났어. 어릴 때 대중교통 타면 조용히 해야 하, 하는 소리는 하도 많이 해서 그것은 훈련이 되었는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대중교통을 같이 타 본 적이 없으니, 내가 한 번도 이야기 한 적이 없더라고.
시험 보러 가는 애 한테 잔소리 할 수는 없어서 서울에서 꾹 참고 집에 와서 욕을 바가지로 했다. 엄마가 살면서 가르쳐야 할 것을 제대로 못 가르쳐 부끄러워 혼 났고, 엄마도 반성을 많이 했다, 로 시작해서 블라블라....아이는 알아먹었는지, 여튼 그 다음부터는 몸의 공간을 좁히고, 뭐 그러하더라고.
자, 다시 본론으로 와서 5060(간혹 40대도) 아저씨들, 어디에서든 활보하듯이 좀 안 걸으면 안 되겠니? 거리든 버스든 어디든 무의식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내 어깨 툭 건드리고 지나가면 정말 불쾌하거든. 거기 사람이 지나간다, 혹은 서 있다 싶으면 몸의 공간을 좀 줄여서 조심해서 지나가면 안 되겠니? 애들은 가르친다 하더라도 저 나이 든 남자어른들은 어쩌냐고 (근데 5060 아줌마들도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 부딪히며 지나가는 것). 그냥 막 활보하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가야 하니?
정말 불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