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금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들

괄호 안 끼리끼리

by 동메달톡

[양준일 덕질] 직금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들



글을 쓸 수가 없다. 양준일 덕질 두 달 동안 소재는 계속 올라오는데 그것을 정리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고, 화가 나고 눈물이 나서 글을 쓸 수가 없다.


방금도 MBC 배철수 잼 예고편을 보는데, 고 신해철 님이 그나마 자신을 잘 챙겨주었다는 이야기와 동료들과 친해질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같이 이야기 나눌 거리가 없었다는 이야기, 긴 한숨이 쏟아진다. 학연도 없고, 지연도 없어서 무슨 대화를 할 수 있는 거리가 없었다는 것.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썩고 고인 물에서 살아왔는지, 양준일 그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말초적 사회구조를 보고 있다. 다들 무슨 대단한 일들을 그리 빡시게 하고들 있어서 사람에 대한 평가질이나 잣대들이 그렇게도 선입견으로 가득한지. 세상은 또 얼마나 가혹해서 그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은 왜 그리도 일찍 데려가는지. 고 신해철과 양준일 그의 조합을 상상하니 눈물이 나서 빡을 치게 한다. 그가 살아서 양준일의 금의환향을 봤다면 또 얼마나 기뻐했을까. 또 얼마나 그 시절을 감사했을까.


미국에서 와서 영어를 많이 쓴다고 방송국에서 출연정지되고, 영어가 많은 가사는 가요 방송국에서도 안 되고, 팝송을 전문으로 들려주는 곳에서는 영어만 가사이지 한국 노래라 안 되고, 출입국 관리국에서는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경제 활동하는 것을 볼 수가 없어서 10년 비자받아서 들어왔음에도 6개월마다 확인하는 그 도장도 찍어 줄 수 없다고 하고. 양준일 그의 스토리는 새겨서 생각하면 할수록 대한민국 사회구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mbc 배철수잼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Bz2v2Hzv3s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그렇게 썩어 있었던 것일까.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사람들을 그렇게 끼리끼리 무리 짓고, 그 안에서 내 편과 너 편을 골라서 이래저래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는지. 그럼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까. 기본적인 사회구조는 그나마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학연, 지연에 대한 줄들은 있다. 그래서 입학성적이 높은 학교에 어떻게든지 들어가려고 용쓰고, 그 학교들 졸업 이후는 또 그들끼리 끼리끼리 연을 만들어서 심하게 챙겨주거나, 심하게 배척하는 그런 괄호 밖, 안을 만드는 사회구조들. 그거 언제쯤이면 없어질까.


양준일의 덕질이 깊어질수록 그가 잘 되면 좋겠다, 그가 더 이상 상처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보편타당한 팬심에서 이제는 화가 나고, 눈물이 자꾸 난다. 그나마 양준일은 팬들에 의해 소환되어서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부활했으니 다행이나, 이 땅에는 수많은 양준일이 도처에 있을 것이다는 것. 그게 연예인 기질의 그 재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요소요소에서 학연과 지연의 고리에 끼이지 못해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발바닥 아래에서 폐기 처분되고 있는 상황들이 얼마나 많겠냐는 것. 그런 생각들을 하면 세상이 만사 서글퍼진다. 그거 올곧게 제대로 돌아가게 하려면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슈가맨을 찾아야 할지. 덕질이 주는 행복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화가 나고, 눈물이 나는 경우를 종종 맞이하고 있다.


세상이 천지개벽할 수 있는 그 동기부여를 양준일은 ‘직금’ 주고 있는데, 우리는 그 심오한 가치들을 ‘직금’ 잘 느끼고는 있을까.



북이오 프리즘에 '덕질의 이유' 정기 칼럼 글입니다.

https://prism.buk.io/102.0.1.228?context=ca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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