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양성의 어제 오늘
-떡밥을 통하여
매체를 통하여 아티스트의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을 팬덤들은 ‘떡밥’이라고 한다. 영상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한 줄 기사 일 수도 있다. ‘떡밥’ 보는 재미로 팬들은 덕질을 한다.
지난주 양준일의 떡밥은 ‘라디오 스타’ 녹화 출근길이었다. 어머 예뻐라, 어머 멋져라, 이 말을 남자에게, 여자에게 선택해서 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한 주였다, 문화다양성이 팬들 사이에서 촘촘하게 대립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할까, 이것에는 이것, 저것에는 저것,으로 프레임을 서로 씌우는 현장들을 치열하게 보았다.
이번 주 떡밥은 단연 ‘배철수 잼’. 양준일 초대 손님으로 나왔다. 덕질을 워낙 심하게 한 덕분에 별반 새로운 것이 없었으나, 그럼에도 나를 잡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 리베카‘ 무대 뒤 이야기와 어쿠스틱 버전의 또 다른 ’ 리베카‘였다. 리베카 병아리 무대 시절, 방송국에서 짜 준 안무가 마음에 안 들어서 제작진과 의견 충돌을 하여 결국 무용수 없이 혼자 무대에 섰다는 말은 조금 충격이었다. 방송국도 문화 보수성이 짙는구나, 하는 확인을 애써 방송을 통하여 또 했다는 것.
문화예술의 한 틀에서 뮤지션이 자신의 안무에 대한 의견을 내었는데,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아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 배척하고 터부시 하여 결국 무용수 철수하고 병아리 가수가 혼자 무대에 섰다? 참 잔인했다.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자신의 잣대로 이것이 맞다, 저것이 틀렸다,라고 평가하고 저울질한다. 여자든 남자든 예쁘면 예쁘다고, 멋지면 멋지다고 하면 되는데, 고정관념은 늘 우리들 곁에서 서성인다. 자신과 안 맞으면 ‘틀렸다’라고 해 버리는 습관적 관성이 우리들 몸에 딱 붙어서는 맨날 평가한다. 그러고는 서로 꼰대,라고 한다. 슬프다. 남을 함부로 평가하는 권한을 누가 감히 부여했는가.
출처 https://tv.naver.com/v/12522849배철수 잼에서 어쿠스틱 버전의 리베카, 신선했다. 현란한 춤 동작으로만 지켜보던 노래를 기타에 맞추어서 부르는데 울컥하더라. 저 노래를 30년 동안 묵혀두었다가 저렇게 다른 버전으로 부르니 애잔하다. 난생처음으로 밴드에 맞추어서 부른다고. 편곡은 박주원 기타리스트가 했다. 기타 잘 치는 사람이다. 이렇게 그들은 인연 하나를 만들었구나. 어쿠스틱 리베카를 본 누리꾼 의견들은 또 다양하다. 선플과 악플이 교차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나만 보고 있겠는가. 당사자인 양준일도 보고 있으리라. 그러면 어때. 그가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처럼, 사실은 또 그렇게 흘러간다. 문화 다양성은 사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때는 그 때고, 지금은 또 지금인 시대에 산다.
그가 만들어 준 ‘떡밥 두 개’에서 다양성의 인정 지수에 대한 고민을 심하게 했다. 우리는 무엇을 다양성으로 인정하고 있고, 또 무엇을 배척하는가. 이런 고민을 조금 더 골똘히 하는 것, 또 다른 덕질의 이유 되시겠다. 덕질은 바야흐로 익어간다.
이 글은 프리즘 북이오에 정기칼럼으로 올린 글입니다.